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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연재 지연

독자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지금 당장은 자세히 말씀 드릴 수 없지만, 제가 일신상의 적어도 제게는 큰 변화가 있어서, 연재를 잠시 지연합니다.
늦어도 9월 첫주에는 다시 인사드릴 수 있겠습니다. 잘하면 이번 한 주만 건너면 될 듯도 합니다.

항상 독자께 죄송하고 독자에 대한 글빚을 지고 있는 작가가 이런 알림이나 써서 송구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모든 일이 확정되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단 건강 문제나 집안의 우환 같은 문제는 아닙니다.

그래도 아무튼 죄송합니다.



허안 배상

[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34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34

 

 

설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성도부의 밤하늘을 네 명의 고수가 움직이고 있었다.


남의 집 지붕에서 지붕으로 건너뛰는 발걸음마다 기와가 그 아래에 짓밟혔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고, 기와 한 장 비틀어지는 일이 없었고, 기와에 흙 자국이 남지도 않았다. 가끔은 기와에 오랜 세월 묻은 먼지에 발자국이 남는 일도 있었다. 깨끗하게 청소된 기와라면 남지 않았을 흔적이지만, 지붕 위까지 성실히 청소시키는 주인이 드물고, 시킨다고 주인이 사다리를 놓고 올라와 검사하지는 않을 것을 뻔히 아는 아랫사람들이 제대로 할 리가 없으니 기와에 먼지가 쌓이는 일은 막을 수가 없었다.


이런 먼지는 굳이 청소하지 않아도 비가 오면 자연히 씻기게 마련이다. 아주 재주가 좋은 추적자가 있다면 이런 기와에 남은 먼지 위에 찍힌 발자국을 통해 네 사람의 경로를 파악할 수도 있었다.


다만 그렇게 하려면 밝은 대낮에 그 역시 남의 집 지붕 위로 뛰어다니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빠르게 지나가는 일도 어렵다. 이 발자국들을 남긴 네 명 고수의 발자국은 한 걸음마다 기와에 남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자국을 발견하고 다음 자국을 발견하려면 몇 개의 지붕을 건너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는 자신이 발견한 발자국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뛴 것인지를 추측부터 해야 한.


그리고 제대로 된 추측을 해서 정확하게 다음에 안착한 지붕을 짐작하고 그리로 가봐야 거기에는 발자국이 없기 마련이다. 다음으로 먼지가 필요한 만큼 쌓인 지붕은 그렇게 딱딱 맞게, 어 주지 않을 테니까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훤한 대낮에 성도부의 지붕 위에서 멈춰 섰다가 다른 지붕으로 뛰기를 가다 서다 하듯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은 없었다.


그렇다고 밤에 한다면 대중의 눈에 잡히지 않을지 모르지만, 환한 달빛이 있더라도 야간에는 발자국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그런 이유로 지금 성도부의 밤을 지붕 위에서 달리고 있는 네 명의 흔적을 다른 누군가가 쫓아가는 일은 이론상으론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어렵다고 할 수 있었다.


다만 두 가지의 경우에는 일이 조금 쉬워진다. 하나는 도착점을 알거나 추측할 수 있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이들이 움직이는 것을 자기 분으로 보아서 그에 관한 기억이 있는 경우이다.


그런데 이들 네 사람에게는 이론상의 가능성이든 무엇이든 고민한 여유는 없었고, 이 밤을 통해 이렇게 움직여야 할 이유만 있었다.

이들의 속도는 그들이 목표로 하던 제법 경계가 심한 곳에 이르러서도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가장 은밀한 것은 속도에 달렸다는 듯이 속도를 더 높여 담장을 넘으며 전각의 그늘 아래로 내려갔다가 경비병의 눈을 피해 지붕 위로 올랐다가 순찰하는 경비병의 뒤에 착지했다가 시선의 사각을 이용해 들키지 않고 금세 그 자리를 벗어나기도 하고, 등불과 화톳불의 눈부신 광원을 이용해 오히려 밝은 곳을 지나면서도 외려 거기를 지켜보던 경비병들이 눈을 비비고 봤을 때는 빛이 울렁거려 자신도 그림자를 보았다고 생각하게 만들며 한 걸음 한 걸음 목적지에 근접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목표한 전각에서 그중 한 사람이 바람을 일으키자 문 앞을 지키고 선 경비병 둘이 하나는 눈을 감았다가 뜨고 다른 하나는 눈을 비비는 사이에 전각 안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하였.


네 사람은 아무도 없는 복도에 섰고, 그 앞에는 다시 문이 있었다. 창호를 통해 내부에 불빛이 밝게 비쳤고, 그들이 미리 알고 있던 대로 안에는 세 사람이 있다는 것을 4인이 지닌 깊은 내공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더는 기척을 숨기지 않고, 네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에는 상석에 앉은 관리로 보이는 중년인이 있었고, 그 한 단 아래 높이에 등받이가 없는 의자를 두고 다른 남자가 있었으며, 상석의 다른 쪽 즉, 우측에는 한 남자가 높이로는 등받이 의자가 없는 사람과 같은 위치에 의자 없이 서 있었다.


실내로 들어선 네 사람은 그 앞으로 무례가 되지 않을 정도까지 접근할 것을 무언으로 인정받은 뒤에 그 정도 거리까지 실제로 다가선 다음 포권을 하며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강호의 범부들이 제치사를 뵙습니다.”


상석에 앉아 있던 제치사 소탁 즉 소지막 대감이 그 인사를 받으며 말했다.

명왕지종의 혼괴광난 4대 장로라면 강호의 범부라 할 수는 없지.”

저희의 요청을 받아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초청은 했으나 문을 열어 반기지는 않겠다. 경비병에게 들킨다면 초청은 원래부터 없던 것으로 한다는 박한 조건을 내걸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소이다.”


아닙니다. 저희가 비록 어지러운 명호를 강호에서 쓰고 있으나, 세상의 이치를 알고 있는 자들이옵니다. 대감께서는 충분히 그리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맙소. 보다시피 좌우에 의자를 마련해 두었으니 앉아 주시오.”


과연 좌우에는 각각 두 개 합하여 사람 수대로 4개의 의지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것은 소지막의 한 단 아래 앉은 남자의 의자와 같은 종류였다.


그러나 마교 명왕종의 4대장로는 그 의자를 보면서도 아직 앉지 않았다. 소지막은 그 모습을 보고 까닭을 짐작한 듯 말하였다.


이미 아는 사이인 사람하고는 겉치레를 할 필요가 없고, 굳이 본관이 소개하지 않는 사람하고는 인사를 나눌 정도로 이 밤이 한가하지 않소.”


4대 장로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대상맹의 맹주 종진천(鐘震川)이다. 대상맹은 상거래는 마교와도 이루어지니 마교에 대한 세간의 평판이 어떻건 서로 모를 수 없는 사이이고, 실제로도 이런저런 거래가 있었다. 그간은 대부분 순수한 경제적 거래였지만 말이다.

다른 한 사람도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누구인지 모르지는 않았다. 서국환(西國患) 홍순이라는 나라의 녹을 먹는 관리 중에 가장 강한 고수를 일컫는 대내십대고수의 한 사람으로 소지막을 수행하여 왔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오늘 그와 통성명을 할 일은 없는 모양이었다.

 



혼장로가 대표로 입을 열었다.

한가하지 않으시다니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닷새 전 본교는 두 개의 교단으로 완전히 분리되었습니다.”


어지간한 소식에 표정이 변할 정도의 그릇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라 세 사람 모두 놀라움을 밖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표정이든 기운이든 그들 중 누구도 그 사실을 몰랐다는 점은 분명했다. 그리고 그들 정도의 사람이 놀랄 정도로 이 일은 매우 중요하고 심각한 일이었다.


양 교단과 이 사건에 직접 관련된 당사자가 아닌 인물에게 이 소식이 처음으로 알려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게 정말이냐고 되묻거나 자세한 내막을 듣고 싶어 할 테지만, 소지막은 잠시 침묵하여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촌각 정도의 시간이 흐른 다음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명왕지종과 명존일파가 실제적으로 다른 것은 무엇인가? 본관은 실제적이라고 하였네.”


교리니 명분이니 하는 이야기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강호인이기 전에 교인이었다. 교리는 목숨보다 중요하다. 그런데도 소지막의 말을 알아들을 정도의 경륜도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하였다.


새 나라에서는 포교의 자유를 얻고자 합니다.”


소지막은 즉시 답했다.

불가하다. 왜냐하면, 그대들의 교는 세간에 평가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비록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본관은 그대들과 친분이 있다는 평가가 절대로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그러면서 소지막은 4대장로를 내려다보며 자세를 고쳤다. 그들이 알아차리기를 바라면서 다행히 나온 반응은 만족스러웠다.

현실적으로 그런 평가가 있고, 그것이 대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 대업을 이루고 나서 새 나라의 위세로도 그것을 이해시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오히려 새 나라에 대한 민심만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은 압니다. 하지만 본교단의 힘은 대감께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저희는 유불선과의 공평한 경쟁이면 충분합니다. 대업 후에 토사구팽하지 않고 탄압하지 않는다는 약속이면 충분합

니다.”


그대들이 그렇게 순진한 사람이 아닐 텐데? 본관을 그리도 믿을 수 있다는 것인가?”


저희는 대감께서 약속을 어기리라 판단하면 조용히 손을 끊을 것이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되려 방해를 하겠다. 이런 경박한 협박 같은 것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본관이 나중에 약속을 지킬지 아닐지 어찌 안다는 것이지? 사람의 성품을 보고 믿는 것이라면, 지금 믿고 나중에 아니라는 것은 이상한 일이지.”


왜냐하면, 저희는 미래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대답을 해야 사실이겠지만, 적어도 이 점에서는 솔직할 필요가 이들에게 없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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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십시오.  허안 배상 


[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33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33

 

 

설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권평서에 이어서 등영림이 구내아를 보며 말했다.


생시에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구내아지? 나는 등영림이라고 해. 너는 나를 이끄는 사람이면서 친구로만 만났지만, 실제로도 그럴지는 모르겠어. 유귀붕은 너랑은 같이 가고 싶지 않은 듯하고, 너는 이 친구들과 갈라서면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


그 말은 내가 너희와 함께 할 운명이라는 건가?”


남녀 사이에 그런 말을 초면부터 하면 분위기 이상해지잖아? 내가 아는 건 내가 보는 미래는 항상 선택에 따라 변하는 미래였다는 점이야. 그러니까 운명이니 뭐니 하는 것보다 너 자신의 선택이 더 중요하지. 너는 우리와 함께 하는 미래를 기대해? 그 미래에서처럼 우리를 이끄는 책임과 부담을 짊어질 각오가 되어 있어?”


아직은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 다만 일단 같이 출발을 해봐야 그럴지 말지 알 수 있는 일 아니겠어? 그러니....”


구내아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었다.

그러니 일단은 너희 편에 선다고 해야 하겠군.”


좋아. 그러면 우리는 같은 편이네. 만나서 반가워 친구. 나는 옥소홍이라고 해.” 구내아의 말에 옥소홍이 나서서 말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더 들어왔다.


나는 백건재라고 해. 유귀붕이도 나쁜 친구는 아닌 것 같았지만, 어쩐지 너희 쪽하고 같이 가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되겠지? 저기 권씨 내외분들하고도 처음 보는 사이는 아니고,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어. 그러니 이모저모 따져봐도 그게 나을 것 같아서.”


반가워. 앞으로 잘 지내자.”


그렇게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유귀붕에게로 뭉쳤다. 유귀붕은 그런 친구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말했다.

이렇게 정리되어 가는 것인가? 일단 우리 사이의 합종연횡은 그 정도인 것 같군. 아직 만나지 못한 친구들과의 교제를 꿈에서 거의 보지 못했던 것으로 보아 그 친구들은 대부분 우리가 아닌 너희에게로 가는 모양이네.”

 

아니면 죽게 되든가....’


몇몇 총명한 사람은 유귀붕의 그 말을 듣고 위와 같은 생각을 마음으로 하였지만, 아무도 그것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유귀붕은 당연히 더욱더 그러하였다. 다만 한 가지 생각을 더 떠올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것은 소교주 왕학이었다. 그 생각은 애초에 그가 한 것이 아니었고, 오래전에 그의 할아버지에게서 들었다는 말을 그가 오래전에 들었기에 지금 다시 그 말을 떠올리면서 든 생각이었다.


그 생각이란, 통제할 수 없는 사람들을 통제하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를 분열시키는 것이고, 그것은 그 집단이 능력이 있을수록 경험이 적을수록 더군다나 효과적이라고, 그래서 구천십지의 인재들은 사실은 큰 위협이 되기보다는 두 개의 작은 위협으로 나뉠 것이고, 그 위험성은 서로를 향한 위험성이 되어서 위험한 정도가 소진되고 시작보다는 작은 위험으로 줄어들기 쉽다고 오래전에 말한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이들이 이렇게 태어나도록 만든 사람이기도 하였다.


통제할 수 없는 천지의 섭리라면 차라리 개입하여 그 시기를 앞당기고 그 성격을 변화시키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실현한 사람이기도 했다. 선대에서 그에게 이르기까지 그와 협조하며 크게 반항할 수 없던 것은 교단이 지닌 오랜 포교의 숙원이 가장 컸지만, 그 사람을 거역하기에는 그가 지닌 역량이 매우 컸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화무제라는 사람이 지닌 무공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제갈공명의 금낭의 계처럼 소교주는 이러한 상황에 맞춘 듯한, 사전에 받은 조언이 있었다. 그 조언 역시 그에게 직접 주어진 것이 아니고 선대에게 주어졌고, 그는 전해 들은 조언이었다.

그 조언이 아니었다면 권평서라는 사람이 갑자기 찾아와서 여기 와야 한다고 말했을 때 그렇게 쉽게 움직이지 않고, 더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고민과 생각은 오래전에 그 조언을 받아들였을 때 이미 선대에서부터 많이 하였다. 자신이 그 조언을 들었을 때와 그 이후로 새로운 계책이나 방법을 떠올리지 못했다면 인제 와서 고민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그 조언이란 사실 별것 아니었다. 구천십지의 인재들이 둘이나 그 이상의 분파로 갈리게 되었을 때 그들 중 누구를 선택하고 누구를 배척할 것이냐의 문제였다. 다시 말하면, 누구를 상대측인 명왕지종에 보내고 그들 명존의 일파는 누구와 손잡을 것이냐의 문제였다.


또한, 누가 이 교파의 왕도에 어울리는 인물이고 상대와 함께 패도의 길을 걸어갈 사람은 누구냐의 문제이기도 했다. 그리고 두 대립하는 교파가 이제 서로를 얼마나 차후 용납해 줄 것이냐의 문제이기도 했다.


한편으로 생각의 차이가 있고, 서로 대립은 있을지언정 한솥밥을 먹던 사이가 이제 솥단지를 깨뜨려야 하는 문제가 눈앞에 올라왔다는 뜻이기도 했다. 명왕종의 끊임 없는 요구에 따라 구천십지의 인재들을 수배하고 그들을 모았을 때부터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랐지만,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일이 결국 일어나고 있었다. 화무제가 이런 상황에 대해 조언을 오래전에 했지만, 그의 조언은 한 가지가 아니었고, 다른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제 여기서 구천십지의 인재가 최소 둘로 앞으로는 혹시라도 셋이나 그 이상으로 갈라지고 각자 마음에 맞는 세력과 손잡거나 스스로 세력화될 것이고, 명존지종의 장래를 생각하면 더 나아가 양종을 아우르는 교단의 미래와 교의(敎義)를 생각하면, 자신들만 이 힘이 없이 지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교주는 다시 한번 속으로 쓴물을 삼키며, 그러나 그 쓴 결심을 속으로 다지기도 하면서 앞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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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와 코로나가 겹친 시기에 무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허안 배상 


[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32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32

 

 

설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잠자코 있던 권평서가 유귀붕의 말에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왕이 없으니 왕도는 없다. 다만 패왕의 길을 걷고 패도(霸道)를 추구하는 명왕의 길이 있을 뿐이다. 그런 뜻인가?”


유귀붕이 권평서를 직시하며 말했다.

실제로 뵙는 것은 처음이군요. 원래 그 말은 지금부터 2년 뒤에 우리가 처음 나눌 말이었습니다. 최소한 최초에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예지도 없이 그 말을 여기서 귀하가 하는 말을 듣게 되다니 과연 와선부의 군사라고 해야겠습니다.”


전해 들은 바에 따라 자네의 길을 추측하였을 뿐이네. 두 가지 길이 있는데 자네의 길에 맞는 것을 골랐으니 탓할 수는 없겠지.”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탓할 수는 없으나 그냥 둘 수도 없지. 우리로서는 맞지 않을 수 없는 일이야.”


우리라 하심은 누구를 더 이르십니까?”


여기 등소저의 말에 따르면 여기 왕공자와 구내아가 그 우리에 포함되는 것 같은데 사실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네. 그것은 자네와 저기 혼괴광난의 사대장로가 손을 잡고, 그대들이 이 교단의 명왕종에 속하여 그렇게 한 무리가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인데, 그쪽도 아직 그렇게 정하지는 않았겠지. 그리될 미래인지도 저분들 장로님들은 아직 모르실 테고...”


어찌 그렇게 몰아가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이전에, 뭐 이전에라는 말은 어색하기는 합니다만, 하여간 제가 알던 바로는 이런 종류의 예지를 불신하시거나 믿더라도 그것이 실현되도록 수수방관하는 분은 아니었는데 지금은 인지하신 미래를 실현하시려 하니 참 낯선 일입니다. 오늘 처음 뵈는 분에게 낯설다고 하다니 당연한 일이지만, 그게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은 잘 아시겠죠?”


물론 알다마다. 자네 말대로 내가 그렇게 미래를 몰아가는 이유는 나나 내 아내가 다 살자고 하는 일이라서 그렇네.”


, 그렇군요. 원래 오늘 이 자리에서 죽는 수가 있었지요. 잠시 잊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등소저가 미리 보고 알려드렸고, 그 미래를 바꾸는 방법으로 냉큼 소교주에게 달려가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설득하여 이 자리에 함께 온 것이군요. 덕분에 오늘 일어나려던 일이 바뀌었고, 말입니다. 곤란한 일이군요. 이렇게 사전 정보 없이 이렇게 중요한 일이 결정될 순간에 처한 일은 처음이라 말입니다.”


그 점에서 자네의 경험이 부족하니 선배 된 처지에서 한 번은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나? 그리고 자네는 그런 상황에서도 지금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될 구내아와의 결별을 이야기했네. 무슨 상황이든 그만큼 자네의 결심이 확고하다는 뜻이지.”


모르는 상황에서 성급하다는 지적으로 들립니다.”


이건 진짜로 도움이 될 조언이라 주고 싶지는 않은데 하지 않을 수도 없군. 고래로 수많은 책사가 그런 상황에서 그런 결단을 내리곤 했네. 그렇지 않다면, 즉 그런 경험이 없다면 자꾸 발생할 그런 상황에서 더욱 제대로 된 판단과 결단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지. 그리고 어떤 일에서는 옳은 결단보다 빠른 결단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지. 빠른 결단에는 자신의 성격이 반영되는데 자네의 경우에는 이미 마음이 정한 바가 있으니 그것을 따르는 것이 좋을 수 있네. 아무리 좋은 방책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때로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대로 결정하고 그것을 수습할 최선의 방책을 찾는 것이 나을 때가 있네. 특히 섬기는 주군의 뜻이 자기와 다를 경우 방금은 최선이라 했지만, 실제로는 차선이 될 수 있는 최선을 찾는 편이 나을 때가 많다는 말일세. 다만 이 경우에는 아직 섬기는 주군이 없으니 자신의 취향과 성향을 따른 결정이고, 그런 취향에 책임을 져야 하겠지. 그리고..”


그리고?”

유귀붕이 반문하자 권평서가 시선을 좌에서 우로 죽 훑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과 저런 사람 중에 누구와 함께 길을 가야 할지 아니 애초에 혼자 가야 할지를 정하는 편이 좋겠지.”


유귀붕이 그 모습을 보고 말했다.

흔들기입니까?”


이 정도에 흔들릴 사람이라면 자네도 없는 편이 나을 텐데?”


그도 그렇군요. 오늘 이 자리에서 수많은 사람의 미래와 운명이 달라지겠군요. 심지어 이 자리에서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도 그 운명과 미래에 휘말리겠군요.”


권평서가 말했다.

바로 그 말이 문제일세. 나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한 사람들 때문에 이 땅의 많은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네. 그러려고 내가 죽지 않는 길을 택했으니 이는 단순히 내 한 몸이 살자고 하거나 우리 부부 두 사람이 살려고 하는 일이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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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적어 죄송합니다.



허안 올림


[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31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31

 

 

설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장로들은 소교주 직위를 지닌 왕학의 목소리에 싸움을 멈추고 예를 표했다. 소교주의 반대 측 종파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다만 태도는 정중하여도 표정에는 불만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소교주와 동행한 사람 중에 자기 측의 장로가 한 명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알아보았다.


낯선 두 처녀를 동반한 것으로 보아 맡은 임무대로 사람을 데려온 모양인데 거기에 소교주라는 합의되지 않은 상대 종파의 수장이 같이 왔고, 게다가 외부인까지 동반해서 오다니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


전음으로 저간의 사정을 확인하려 하는데 소교주가 먼저 말했다.

묻고 싶은 일이 많으시겠지만, 한 분 더 오시면 시작합시다.”


괴장로가 나서면서 말했다.

혼에게도 연락을 취했다. 곧 올 것이다. 우리 4장로가 다 모여 합의하면 그것이 곧 우리 종중의 결정이니까.”


뭔가 우리 종중 전체의 의견을 정할 일이 있다는 뜻인가?”


그렇네.”


아마도 여기 있는 이 젊은 친구들의 거취와 관련된 일이겠지?”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명왕종의 세 장로가 그런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구내아가 나서서 인사를 했다. 소교주 역시 그를 보며 인사를 나눴다.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소교주 왕공자가 이렇게 말했다.

아직 본교에 입문한 사람이 아니니 세형(世兄)으로 불러도 좋네. 그러니까 왕세형이 되겠지. , 그전에 그대들을 이런 곳에 모아둔 일은 미안한 일기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네.”


정든 가족과 고향을 떠난 사람이 있기는 했지만, 좋은 대접을 받고 원래라면 누릴 수 없는 배움도 있었습니다. 딱히 그 점에서는 사과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는 것이 저희의 의견입니다. 그러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는 조금 더 저희를 배려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네. 하지만 그것이 내 뜻대로만 되는 일이 아니라서 말이지.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자네들은 여기 있는 이 두 부부를 배려할 수 있는 것인가?”


제가 알아본 바로는 소교주 아니 왕형님이 저분과 딱히 친한 사이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적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아니었습니까?”


원래 이 바닥이 적과 동지가 확실한 곳이 아니네. 특히 우리 같은 사람들의 모임은 일반적인 강호 세력과는 달리 종교가 기반이라 아무나 적대하는 일은 곤란하다네. 그리고 본교가 정말 원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그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네. 이렇게 말하면 우리가 변덕과 배신이 자주 하는 사람들 같이 들리는군. 하지만 오해는 하지 말게. 최소한 나란 사람이 말하는 의미는 돈이나 권력이나 이득 따위로 변하는 일을 말하지 않네. 그 점은 믿어도 좋아.”


왕형님이 이곳에 오는 일은 전혀 예정에 없던 일입니다.”


나도 몰랐지. 하지만 사정을 듣자니 여기에 그런 것을 잘 아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더군. 내가 들은 말이 사실이라면 말이지. 그리고 그 말이 사실이면, 여기 두 부부가 오늘 죽을 팔자였다고 하던데?”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팔자는 이미 바뀐 모양입니다.”


말했듯이 돈과 이득 따위에는 무관하게 의리와 정리 이런 것으로는 내가 잘 바꾸는 편이지. 그래서 예정에 없이 이곳에 동행하게 되었네. 사실은 이건 그간 저쪽 명왕종과 맺은 약속을 조금 어기는 일이긴 하지만, 사정이 달라지고 본교와 이 촉한과 천하의 정세까지 걸려 있다니 움직이지 않을 수 없더군. 물론 이 두 분 부부의 목숨까지 말이지. 그리고 자네가 그 같은 큰 흐름에 중심에 서 있는 모양이야.”


저 한 사람은 아닙니다. 저와 상극인 상대가 있고, 저 두 부부의 양자입니다.”

설령 하늘이 내린 천적이 있다고 그 부모를 죽이는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인가?”


저도 그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런 선택을 하면 더 나쁜 결과가 나타나더군요.”


어떤 결과인데?”

저도 모릅니다. 그 이상의 미래를 보고 준비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저 그 다음에 기다리는 일이 나쁘다는 사실만 압니다.”

유귀붕이라는 자네 친구가 알려준 것인가?”


그렇습니다.”


그러면 그 결과가 혹시라도 감내할 만하다면 자네는 이 두 사람을 굳이 죽이지 않겠군?”


, 저도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자네 친구를 재우든가 해서 그 미래를 내다보는 것은 어떤가?”

 


그럴 필요 없습니다.” 유귀붕이 나서며 구내아와 소교주의 대화는 거기서 끊어졌다. 왕공자는 앞으로 나서는 유귀붕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가 그 예지몽을 꾼다는 유귀붕이란 친구인가 보군.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말은 무엇인가?”


유귀붕은 왕공자와 구내아를 모두 시선에 놓고 말했다.

지금 두 분의 말은 구내아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미래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이 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그러한가?”


왜냐하면, 이 자리에서 선택하는 사람은 구내아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왕공자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물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자세히 말해 줄 수 있나?”


표정이 이미 짐작하신다는 얼굴입니다. 소문대로 총명하신 분이시군요.” 그리고는 다시 구내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조금 전에 나의 미래에 자네가 있느냐고? 다른 사람들이 있느냐는 식으로 물어봤었지. 그때는 답을 하지 못했으나 지금 말하겠네. 솔직히 조금은 망설이는 마음도 있었네만, 내가 왜 자네를 빼고 일을 추진하려 했는지 나 자신에게 충실하니 알겠더군. 나는 자네와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자네를 주군으로 섬기고 그렇게 가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네. 그러니 자네는 나를 거둘 수 없네. 우리는 같은 천기 혹은 마기를 타고났지만, 가는 길까지 같을 수는 없을 것 같네. 어쩌면 우리가 타고 난 기운이 천기가 아니라 마기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그런 것에 관계없이 내 선택과 결단은 이미 확고하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군.”



유귀붕이 단호한 태도로 그렇게 말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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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짧아 죄송합니다.



허안 배상


[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30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30

 

 

설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우리가 얹어지면 그 길은 현실로 이 땅에 실현됩니다.”

그것은 무척 무거운 질문이었다. 그러나 구내아는 가볍게 대답하였다. 그런데 그것은 이상하게도 무게감을 지닌 대답이었다.

 

어찌 그리 확신할 수 있느냐?”


우리 중 누군가에게는 이미 이루어진 미래이고, 이미 내다본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무슨 뜻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이구나. 그렇다고 단순히 허세나 헛소리를 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우리 중 예지몽을 꾸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꿈에서 본 일은 반드시 일어납니다. 꿈에서 본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고치면 그렇게 수정한 결과를 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기 때문에 더는 고쳐서 변경될 수 없는 시점이 존재합니다만, 어지간한 일은 반드시 일어나거나 나지 않도록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 뜻대로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귀교에 모두 가입하고, 함께 도우면 원하시는 일은 반드시 이룰 수 있습니다. 물론 그전에 아직 찾지 못하거나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모두 모아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런 큰 비밀을 쉽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네 딴에는 너희들의 재주로 우리를 상대로 몸을 지키는 일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네 말이 사실이라면, 무공 외에 다른 재주로 우리와 너희의 무력 차이를 메울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는 말이고, 또 그 확신은 그 예지몽이란 것에서 비롯한 것일 테지....”


그렇게 말을 흐린 장로는 자파의 장로는 물론 상대방 측의 장로와도 전음으로 뭔가를 논의하는 듯하였다. 그리고 이내 결정을 내린 듯 말하였다.

강호란 무슨 재주를 지녔건 결국은 무공이 모든 것을 가름하는 곳이다. 너희가 말하는 그 능력이 정말로 너희가 말하는 대로라면 우리의 공격 정도는 아무 문제가 없겠지. 그조차 예측하지 못했다면 예지니 어쩌고 하는 것은 모두 거짓말이고, 설령 진실이어도 현실을 바꿀 힘 따위는 없는 것이지. 아니면 너희의 그 알량한 재주를 믿고 설칠 정도로 멍청하거나...”


그리고는 선수를 양보하거나 하는 일 없이 4명의 장로와 그들을 시종하여온 양측 교종의 수행원 여섯을 합하여 열 명이 동시에 덤벼들었다.


그러자 이런 전개를 예상했다는 듯이 주약전과 고종비가 앞으로 나서며 수행원 중의 두 명을 각자 맡았다. 그리고 간단하게 혈도를 짚었다. 비이기가 그들의 몸에 빙의하여 잠시 몸을 지배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간단한 수법이 통하여 연속으로 두 명을 더 마비시키자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수행원은 이제 두 사람이 남았지만, 이 둘은 원래 실력이 주약전이나 고종비보다 무공의 격차가 크지 않은 사람이라 서로서로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러자 남은 것은 장로 네 사람이었는데 구내아가 빠르게 물러서는 동안 유귀붕을 비롯한 친구들이 진법을 구성하며 앞으로 나섰다. 실력으로는 피할 수 없었지만, 미리 알고 있었기에 실낱같은 차이를 먼저 행동하여 구내아가 장로들의 손에 떨어지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


장로 중 한 사람은 비이기가 빙의하여 꼼짝도 못 하게 만들었고, 다른 한 장로는 어디선가 날아온 새 떼가 갑자기 들이쳤다.


무림사武林史에는 양손으로 수십 마리의 참새를 품 안에 가둘 정도로 손속이 빠른 사람이나, 자신의 머리 위로 무수히 낙하하는 돌덩이를 일일이 쳐내어 다치지 않았다는 전설적인 솜씨를 자랑하는 쾌수의 이야기가 적지 않지만, 모든 고수들이 그렇게 빠른 것은 아니다. 설령 실력이 비슷하여도 일타일붕의 한방 싸움을 중요시하는 사람과 빠른 권격으로 적을 많이 때려서 승부를 보는 방식의 권법가가 내공과 무예에서는 비슷한 경지일 수 있다.


구내아와 친구들은 이미 예지몽의 시행착오를 통해 새 떼를 조종하여 괴롭힐 사람이 누가 가장 적당한지를 파악해두었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쾌속한 권장법이 아니라 강하고 정확한 투로를 구사하는 사람은 이런 공격에는 취약하고 벗어나기도 어렵다. 내공이 높고 지치지 않으니 시간만 주어지면 언젠가는 해결할 수 있지만, 그 시간이 문제가 된다.

 



그래서 유귀붕이 주재하는 진법이 상대할 사람은 두 명의 장로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명존파의 두 장로였다. 두 장로는 오랜 경험으로 봐서 두 사람이 이 진법을 깨는 일에 걸리는 시간과 승산을 짐작하고는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 십여 명의 청년 남녀가 연합한 진법의 공격을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현재 상태만 보면 진법과 두 장로의 힘은 비슷했다. 아무리 인원수의 차이가 있다지만, 그것만으로도 일단은 놀라운 사실이었다. 이들 전체가 무예를 수련한 시간을 다 합쳐도 장로 한 사람이 평생 수련한 시간에는 미치지 못할 텐데 아무리 진법의 힘을 빌렸다지만 그들 두 사람과 같은 힘을 낸다는 사실은 과연 하늘이 내린 무재라고 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 안에 배우지 오래되지 않은 진법에 이렇게 많은 인원이 능숙해져 있다는 사실도 절대 평범하다고 할 수 없었다. 물론 이것은 깊이 따져보면 이들이 선천적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강해서 같은 수의 다른 사람이 모인 것과는 수준이 다른 연수가 가능하다는 타고난 장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사실을 알면 온전히 그들의 노력이 아니란 점에서는 헐뜯을 여지가 있지만, 비록 노력 없이 타고난 감응력이라고 하여도 그것이 실전에서 무시 못 할 협력으로 나타나고 있다면, 그 실체적인 힘을 부인할 수도 없었다.


더구나 실제로 그 힘이 적용되어 나타난 상태에서 그들과 싸우는 장로에게는 그런 것을 따질 겨를도 없는 현실의 위협이었다.

아무튼, 일단 현 상태로는 비슷한 상황이라도 이들 청년이 숨겨놓은 다른 재주가 있다면 그때는 승패가 기울게 된다. 두 장로는 그런 점을 염려하고 있었다. 새 떼에 시달리는 다른 장로가 그것을 물리치고 자신들과 합류하면 모르겠는데 그것이 두 장로가 원하는 시간 안에 이루어질지 아닐지 염려스러웠다.


하물며 저들은 그들의 말을 믿는다면 이 승부의 결과를 이미 봤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의 자신감과 조금의 동요 없는 태도가 더욱 이해되었다. 싸우면 싸울수록 이들이 미래를 알고 있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진법을 깨기 위해 나름대로 머리를 쓰고 경험을 동원하여 내놓은 수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상대에 의해서 깨져나가고 아무런 소득을 내지 못 하는 일이 반복되자 점점 그 예지 운운하던 일이 불신에서 확신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두 장로가 그렇게 생각이 바뀌는 동안, 구내아 등은 자신들이 지닌 생각을 더욱 확실하게 굳혀가고 있었다. 그들은 이 일이 결과가 뻔하고 결국은 자신들이 뜻한 대로 끝나리란 견고한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 그 점에서 싸우는 양측의 예상은 한 곳으로 수렴하고 있었고, 그런 일치된 예상이 곧 실현되는 일은 시간문제라고 양쪽 다 생각하였다.

 



그러나 일은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싸움을 멈추시오!”


내공이 실린 음성을 내지르며 누군가 들어서고 있었다. 유귀붕은 들어서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런 전개는 없었는데....”


소리를 치며 들어서는 수 십 명의 사람들, 가장 앞에는 마교의 소교주 왕공자가 앞장섰고 그 한두 발 뒤로 권평서 부부가 따르고, 바로 뒤에 옥소홍과 등영림의 두 처자가 있었다. 등영림이 유귀붕의 말을 들었는지 그녀도 중얼거렸다.


그러게, 이렇게 만나는 건. 확실히 처음이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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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 대한 글빚에 항상 송구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건강하시기 기원합니다.



허안 배상


[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29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29

 

 

설자(楔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교단의 양종을 대표하는 4인의 장로가 안으로 들어서자 남자를 가르치는 주약전과 여자를 가르치는 고종비가 모든 남녀 제자와 하인들까지 이끌고 장로를 맞이하였다.


4인의 장로는 이미 보고받은 숫자 그대로 정확히 제자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보고 만족하였다. 하지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학생 중 하나가 마치 좌우에 주약전과 고종비를 거느리는 것처럼 중앙에 서서 그들을 영접하고 있었다.


4인의 장로들은 전에 만났건 아니건 간에 보고 받은 제자들의 신상명세를 머릿속으로 더듬어서 중앙에 선 남제자의 이름이 구내아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 장로 중 하나가 주약전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 있는가?”


그러나 주약전이 대답하지 않자 다시 그들의 눈은 여제자를 담당한 고종비에게 향했다. 그러나 그녀 역시 머뭇거리는 태도만 보일 뿐 상급자인 장로의 말에 시선에 대답하지 않았다. 다시 시선이 주약전에게 향하고 말이 이어졌다.

교단의 장로가 묻는데 대답도 하지 않을 셈인가?”


주약전의 시선이 구내아에게 향했고, 구내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직접 말씀드리는 편이 나을 듯합니다. 스승님이 직접 답변하십시오.”


주약전은 마치 상급자의 허락이 떨어졌다는 듯이 자세를 다시 다듬고 입을 열었다.

저는 본교가 오랜 기간 기다려온 염원과 교의 미래가 제가 맡은 이 제자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땅히 그들을 교의 중심이자 지도자로 삼아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들의 스승으로 이들과 인연을 맺었지만, 이제는 이들의 대업에 참여하는 일원이 되어 본교의 오랜 염원과 무수한 숫자의 본교 교인들의 기대를 이루고자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양측의 장로들이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린가? 이들을 본교의 교주로 추대하기라도 하겠다는 뜻인가?”


당장은 아니겠으나 장차는 그리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명존이든 명왕이든 이 땅에 현세하는 것이 저희의 목적이었고, 이들이 그 꿈을 이뤄줄 것으로 생각했기에 이렇게 모은 것이 아닙니까? 이들을 도구로 사용하고 그 쓸모가 다하면 버린다는 것은 강호의 도리를 논하기 전에 본교의 교리에 어긋나는 나쁜 일입니다.”


네 말이 옳다 하여도 이들을 본교의 교주로 올리는 것은 다른 일이다. 인간을 명왕이나 명존으로 받들고 섬기는 것도 본교의 교리와는 어긋나는 일이다.”


그렇습니다. 저도 이들이 명왕이나 명존의 현세 강림이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본교가 바라는 세상을 당겨서 가져와 줄 사람이라면 그들을 굳이 도구가 아니라 영도자로 세우는 일도 나쁘지 않은 일입니다.”


이건 뭔가? 애들을 가르치라고 보냈더니 홀리기라도 한 것인가?”


교의 이상을 잃고 종파적 편견에 사로잡혀 대의를 잊은 것은 바로 지금의 교단 수뇌입니다.”


방자하다!”


그때 구내아가 입을 열었다.

저희는 아직 귀교에 입교하지 않았습니다. 교단 양종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귀교에 가입하길 바라는 마음은 같으리라 생각합니다.”


장로들은 주약전과 일을 끝내고 싶었으나 구내아에게 일단 주목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감정으로는 분명 교단의 하급자로서 망발과 도리를 벗어난 행태를 범하고 있는 주약전에 신경 쓰였으나 오랜 경험으로 보아 지금 이 자리에서 집중해야 할 상대방의 대표는 구내아라는 현실에 집중하기로 판단을 내렸다.


상황을 대국적으로 보려는 이러한 태도는 일방의 장로로서 당연히 지녀야 할 품성이기는 했으나 갖추기는 어려웠다. 그러한 훈련받은 혹은 경험 많은 태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 촉한의 심저(深底)를 지배하는 마교의 장로들이 양종 어느 쪽이라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러한 태도 아래 장로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으나 너 혹은 너희들이 주약전 같은 심지가 굳은 사내를 고종비와 더불어 너희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점은 잘 알겠다. 그것만으로도 너희가 보통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겠다. 그래 그 정도 능력이 없다면 너희에게 기대하는 우리가 잘못일 테니 어찌 생각하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것은 너희의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냐? 그러한 능력 과시 다음에 입교를 이야기하다니 감히 입교에 조건을 달아서 본교에 들어오겠다는 것이냐?”


구내아가 답했다.

크게 보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다는 아닙니다. 우리는 귀교를 벗어나 우리만의 세력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의 힘으로 어느 정도 위세를 지니는 세력으로 성장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아무런 기반 없는 젊은이들이 일방의 세력을 이루는 어려움이 적지 않겠으나, 귀교에 입문하여도 그 안에 이미 자리를 잡은 사람들의 텃세를 극복하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어느 쪽이 더 어려우냐 문제일 뿐 어렵다는 사실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본교에 입문을 선택지에서 배제하지 않고 입에 담는 이유가 있겠지.”


물론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은 우리가 타고난 재주와 배경에 가장 잘 어울리는 우리만의 색깔을 지닌 단체와 세력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귀교가 지닌 문제점이 그리 크지 않다면 이미 조성된 기반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는 선택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귀교는 이미 이 땅에 있는 세력 중 가장 우리와 비슷한 색깔을 지닌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명문정파가 우리에게 호의적일 리가 없고, 설령 호의적이어도 우리와 동색이 아닙니다. 아니 따지고 보면 우리와 같은 색을 논할 단체는 귀교를 제외하고는 없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귀교냐 아니면 우리끼리냐 라는 두 가지 선택밖에는 없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귀교에서 우리끼리가 아니라 귀교여야 할 이유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어떤 조건을 내걸면 되겠는가?”


잠시 고민 끝에 한 장로가 물은 질문이었다. 물은 사람은 하나였지만, 다른 3명의 장로 역시 그 질문을 하고 싶었고, 그 대답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였다.


구내아가 그 질문에 대답하였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처우가 아닙니다. 물론 누구나 귀한 대접을 받고 싶겠지만, 좋은 처우를 받건 나쁜 대접을 받건 그런 것은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이냐는 점입니다. 귀교는 둘로 분열되어 있으며, 한쪽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가 더 큰 세력을 쥐고 있어서 우리에게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고, 우리가 교내에서 큰 지위를 차지하게 해줄지에 관심이 있지 않습니다. , 그것도 관심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지금 말씀드리는 일은 우리의 최우선적인 관심사를 의미한다는 점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우리는 우리의 가야 할 길이 궁금합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처럼 분열되어 서로 다른 가치관과 다른 목표를 지닌 집단에 가입한다면 우리는 그 내부 알력 싸움에 가장 먼저 동원되기에 십상입니다. 우리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교단의 입장을 정리하여 주십시오. 합의하든 싸우든 우리가 귀교에 가입하여 추구하고 이 땅에 실현할 가치가 무엇입니까? 명존의 밝은 교리로 세상을 감화 시켜야 합니까? 명왕의 출현으로 극락정토를 실현해야 합니까? 이곳에 있으면서 당신들이 비치해 놓은 책들을 꽤 읽었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방금 말한 명왕이니 명존이니 하는 것은 결국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교리를 세상에 퍼뜨릴 때 왕도(王道)를 택할 것인가? 패도(覇道)를 택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그 둘 중 어느 쪽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둘 다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그러나 둘 다는 곤란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쫓으면 한 마리도 잡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한 문제는 본교에서 오랜 세월 논의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 문제이다. 너희 같은 애송이들이 아무리 대단한 가치가 있기로서니 입교 조건으로 정할 문제도 아니거니와 우리가 너희를 얻고 싶다고 갑자기 해결책이 생길 일도 아니다. 설령 해결책이 있더라도 그것이 절대 쉬운 길이 아닐진대 그런 어려운 해결책을 가야 할 이유로 너희들의 입교가 그 정도로 무게가 있다고 생각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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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글 빚이 독자분들에 있습니다. 아니 사실은 이 글의 빠른 완결을 위해 더 부지런해야 하는 작가에게는 소중한 독자에 대한 더 큰 빚이 있음을 압니다. 항상 송구합니다.



허안 배상


[알림] 연재 지연

죄송합니다. 개인 사정으로 연재 지연을 알려드립니다. 

휴재까지는 아니고 가능한 한, 주중에라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나이는 먹고 할 일은 많은데 여러 사정이 뜻대로 되지는 않네요.

이러니 저러니 해봐야 독자분들에게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작가는 죄송하고 변명의 여지도 없습니다.

송구합니다.



허안 배상

[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28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28

 

 

설자(楔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구내아는 이 식탁에 앉을 때 내려놓았던 밥상 쟁반을 손가락으로 힘주어 밀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귀붕에게 밥을 먹이지 않아도 재울 수 있어서 다행인가? 생각해보면 녀석이 나에게 먹이려 한 밥을 자기가 먹어서 잠이 드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 다행인 듯도 하고...”


그렇게 구내아가 속마음을 겉으로 작은 소리 나마 드러내어 말하는데 속마음으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구내아는 그 부름에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부터 익혀야 했다. 하지만 그것은 보통 말을 하는 것처럼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해보기도 전에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속으로 생각만 하는 방법과 그것을 소리 내 말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마음으로 전달하는 방법의 차이도 쉽게 추론하고 곧이어 실제로 해낼 수 있었다.


여러 친구가 각자의 방식으로 물었지만, 질문의 요지는 결국 앞으로 어떻게 하려는 생각인지 묻는 내용이었다.


마음속으로 질문을 던지지 않은 다른 친구들 역시 생각은 비슷할 것이라고 구내아는 추측하였다. 구내아는 아마도 지금 일종의 심어(心語)라고 할 수 있는 이 마음을 통한 대화에 현재 이곳에 끌려온 모든 친구가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조금 전에 잠든 유귀붕은 당연히 제외하고 말이다. 구내아는 그 사실을 마음으로 모두에게 확인하였다. 이 식당에 있건 배당받은 자기 방에 있건, 이 건물 어느 구석에 있건 남녀 친구 모두가 마음으로는 연결되어 있어서 서로가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고, 또한 구내아 자신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받은 다음 구내아가 입을 열었다. 물론 비유적인 의미에서다.

너희는 내게 어찌할지 묻고 있지만, 그것은 내가 할 질문이다. 너희는 어찌할 작정이냐?’


마음속의 질문이 마음속의 침묵으로 돌아왔다. 구내아의 말이 이어졌다.

너희는 무슨 생각으로 유귀붕의 계획에 따랐지? 그가 총명해서 그의 계획을 따르면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그렇다 치고 유귀붕의 계획이 성공하고 실패하고를 떠나서 그 계획이 너희를 위한 계획이라는 확신은 대체 어디에서 얻은 것이지?’


그 말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듣고 있는 친구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마음의 동요를 느낀다는 사실을 구내아는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그저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이곳의 대우는 나쁘지 않았지만, 결국 이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의 능력이고, 이용하다가 우리가 무능해지면 버릴 것이고, 혹은 우리가 그들의 뜻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해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니 우리는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귀붕은 우리가 이곳을 벗어나 힘을 합치고 또 함께 힘을 기르면 누구도 우리를 이용하거나 해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총명했고, 또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었다. 그의 의도는 몰라도 그의 능력을 의심하지는 않았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누군가가 마음으로 전해온 말이었고, 모두가 그 말에 공감한다는 느낌도 전해져왔다.


구내아가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했다.

그 말은 옳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얼마나 힘을 합쳐야 하는지를 생각하지 않았다. 유귀붕이 나를 빼놓고 일을 하려 했고, 그 결과는 내가 보기에는 실패다. 우리에게 지금은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그리고 문제는 여전히 같은 문제로 남아있다. 나아진 점은 내가 이제 너희들에게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점이다. 나 한 사람 힘을 보태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전에...’

구내아는 여기서 말을 끊었다. 아니 정확히는 생각의 전달을 끊은 것이지만, 그리고 다시 모두의 주의를 새롭게 했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전달받아 느끼고는 말을 이었다.


그 전에 우리 중에 나의 위치를 정해야 하겠다. 너희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너희의 수장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정해졌다. 그러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은 너희에게 달렸다. 최소한 그런 정도는 스스로 결정해라 앞으로 너희를 대신해 결정하고 이끌 수장을 선택하는 일만이라도 스스로 아니 그 일이니까 더욱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늘이니 운명이니 뭐니 하는 것에 기대지 말고 선택해라. 그 선택이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어도 이곳을 나갈 때까지는 서로 협력해야 하겠지만, 그 후에는 자신의 선택한 대로 살아도 내가 그것에 간섭하는 일은 없다고 단언한다.’


한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구내아에게 말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의논하고 있다는 사실이 느껴졌다. 마치 내용을 알 수 없는 대화가 멀리서 수군거리며 이어지는데 자신은 들을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누군가의 말이 전달되어 왔다.

유귀붕도 품을 수 있다면 좋다.’


구내가아 간단하게 긍정했다.

나 역시 바라는 일이다. 그가 나를 거부한다면 몰라도 나는 그가 나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생각들이 구내아에게 전해졌다.


구내아는 고개를 돌려 엎드려 잠든 구내아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제 유귀붕의 뜻을 알아야겠군.”


그리고 그를 언제 깨우는 것이 좋을지 고민할 때 유귀붕이 잠에서 깨어났다. 잠에서 깬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구내아는 잘 모르지만, 유귀붕은 언제나 잠에서 깰 때 자신의 계획이 틀렸어도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수정할 계획을 짜는 사람이지 결과가 나쁘다고 어두운 표정을 짓는 사람이 아니기에 주변에 있던 친구들의 표정도 덩달아 어두워졌고, 마음 속의 심어로 그것을 전달받은 곳곳의 

모든 친구들의 마음도 어두워졌다.


따라서 이 무리 중에 유일하게 평정한 얼굴을 한 구내아가 돋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그래 꿈에서 무엇을 봤지?’


구내아가 마음으로 물어보았다.

 


그 내용을 듣고 구내아가 생각했다.

과연 화무제라고 해야 하나? 결국 우리가 갈 수 있는 길 가운데 몇 가지는 애초에 갈 수 없는 길이었다는 말인가? 그렇지만 하늘이 내린 나의 적수(敵手)의 양부모라고 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초면에... 초면이 아닌가? 아무튼, 다짜고짜 죽일 수는 없는 일인데 말이지. 여기에서 벗어나는 일과 마교와 척을 지는 일 따위는 그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지. 화무제여 당신과 뜻을 같이하고 싶지는 않지만, 당신이 바라는 일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도 없어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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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독자분들에게 감사합니다.



허안 배상


[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27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27

 

 

설자(楔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유귀붕이 말이 없자 구내아가 다시 물었다.

자네가 본 미래에서 내 자리는 어딘가? 그리고 다른 친구들은? 애초에 그들 자리가 있기는 한가? 있다 하여도 혹시 그게 자네의 발밑인가? 아니면 자네의 마음 안에 있는지 그것이 가장 궁금하네.”

 

여전히 유귀붕은 대답하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그의 진심이 그게 아니라고도 맞는다고도 할 수 없는 여러 마음이 혼재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스스로 이 무리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그러한 야망이 없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구천십지의 인재들을 자신의 야망의 도구로만 여기지도 않았다.


구내아는 유귀붕의 그러한 심리를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다른 질문을 하지? 자네는 내 능력이 뭔지 알고 있나? 나도 사실은 내 능력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네.”


유귀붕은 그 질문에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사실대로 내가 아는 바를 이야기하겠네. 구내아 자네의 능력은 우리의 능력과 연결되어 있네. 자네는 원한다면 우리의 능력을 더욱 강하게 할 수 있네. 자네가 원하고 또 우리와 일정 거리 근처에 있다면 우리의 능력은 더욱 강해지네. 다만 이건 내가 꿈에서 이미 봐서 아는 일이고 그렇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미래의 우리를 보았기에 아는 것이라. 누구의 능력을 어느 정도 어떻게 강력하게 해주는지는 확실히 모르네. 앞으로 차차 알아갈 일이 되겠지.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자네는 우리의 능력을 없앨 수 있네. 아니 없앤다고 할 수는 없고, 끈다고 해야겠군. 촛불을 끈다고 양초가 없어지지는 않으니 끈다는 표현이 맞겠어. 하여간 자네는 직접 대면하고 있다면 그리고 자네가 원한다면 우리의 능력을 끌 수 있네. 그리고 자네가 다시 켜줄 때까지 우리는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없지.”


그 말이 진실하다는 점을 알겠지만, 어떻게 그리하는지는 모르겠군. 하지만 강화는 어떻게 하는 것이지? 그냥 궁금해서 묻는 것이 아니야.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고, 오늘은 중요한 날이기 때문이네.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사건이 몇 시진 안에 다가오고 결정 날 것으로 생각하는데 아닌가?”


맞네.”


그렇다면 자네의 불완전한 계획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알아낼 시간도 부족할 테고, 설령 계획을 바꾸고 싶어도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지도 모르지. 그러니 서둘러야 하지 않겠나?”

유귀붕이 그 말에 반문했다.

어쩌란 말인가?”


식당이란 장소나 탁자 위라고 해서 잠을 청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 자네 능력은 일종의 예지몽 아닌가?”


그걸 알고 있었나?”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니지...”


알았네. 하지만 잠이란 것이 자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졸리네?”


그리고 유귀붕은 바로 식탁에 엎드려 잠이 들었다.

 








등영림은 소리는 지르지 않았지만, 표정으로는 충분히 소리지르는 얼굴로 잠에서 깼다. 마차 안에는 등영림과 옥소홍 그리고 권평서와 안혜빈이 타고 있었다. 마교의 장로와는 아직 서먹한 면이 있어서 같이 동승하지 않았다.


마차라는 것이 아무리 안락해지고 싶어도 길이 평탄하지 못하면 안락하지 않다.

더구나 천천히 가면 조금 낫지만, 빨리 길을 재촉하고 있다면 편안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등영림은 쉽게 잠들었고, 그리고 덜컹거

리는 마차의 진동이 아니라 꿈의 내용 때문에 놀라서 깼다.


안혜빈은 등영림이 매번 미래를 보고 그 내용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기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괜찮냐고 물었다.


저는 괜찮아요.”


평범한 대답이었지만, 그 음색에 실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권평서가 가장 먼저 그 대답에 담긴 무거운 분위기에서 다른 뜻을 포착하고 그에 맞춘 질문을 던졌다.


너는 괜찮지만 다른 누구는 괜찮지 않은가 보구나?”

안혜빈이 남편의 그 말을 듣고 다시 물었다.


그게 누구니?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니?”


등영림이 한동안 망설이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유귀붕 그 녀석이 또 계획을 바꿨어요. 그래서 우리가 진짜로 처음 만나는 상황이 다시 변했어요. 지난번에는 그곳의 친구들이 모두 죽은 상황에서 우리가 뒤늦게 도착해 죽어가는 유귀붕과 만났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그들 모두가 살아있는 채로 우리를 맞이하고, 그 다음에....”


그 다음에?”


안혜빈이 그렇게 재촉하는 질문을 했지만, 권평서가 말을 잇지 못하는 등영림을 보고 내용을 짐작하여 말했다.


아무래도 그 다음에는 우리 부부가 죽는 모양이구나.”


, 죄송해요. 이런 적은 없었는데 유귀붕 이 자식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네가 죄송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 그밖에 다른 사람은 무사하니?”


그 만나셨다던 백건재라는 친구도 무사하지 않아요. 그가 두 분의 일에 관해서 반대했나봐요. 이건 보지 않아서 제가 본 상황만으로 내린 추측이지만요. 그래서 백건재도 죽었거나 어딘가에 갇힌 것 같아요. 아무튼, 좋은 상황에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건 나쁜 소식이구나. 유귀붕이라는 친구가 총명한지는 모르겠으나 모략을 짜는 일에 있어 본바탕이 좋지 않구나.”

원래 그렇게 나쁜 마음을 지닌 녀석은 아니었는데.... , 물론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그래도 그간 만나본 바로는....”


아니 그런 것을 의미하고 한 말은 아니었다. 책사란 기본적으로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며 일단 상대에게 우호적으로 대해야 한다. 상대방이 비우호적으로 나올 때를 대비하면서 말이지. 만나지도 않은 상대를 적으로 선언하고 그에 맞춘 계략을 짜는 것은 좋은 책사의 본바탕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이 경우에는 나름대로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으니 어차피 숙명의 적으로 만날 사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네가 말한 네 능력이 유귀붕의 것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면 그 능력은 대단한 것이지만,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것에 의지하여 계획을 짜다 보면 완전하지 않은 허술한 계획을 짜는 습성이 들 가능성이 있다.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모사의 머리 쓰는 일도 무공 수련처럼 편한 길로 습성을 들이면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인데 역대의 책사와 모사들은 그런 자신의 수읽기가 부족한 바를 염려할 필요는 있어도 그런 쪽으로는 염려할 필요가 없었는데 유귀붕은 정반대의 문제를 지니게 될 것 같다. 뭐 아무튼, 네가 꾼 꿈을 바탕으로 우리도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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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분들에게 항상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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