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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004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4

 

 

설자(楔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그 말을 듣자 안혜빈은 저절로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고, 그것이 입 밖으로 나왔다.

그럼 병옥이는...”


권평서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우리 아들의 운명이 정한 상대가 그들 중에 있다고 봐야 하오.”

두 사람은 모두 이 시점에서는 그들이 양자로 삼은 문병옥이 천선지체임을 알고 있었다. 또한, 이론으로는 세상에 천선지체가 있다면 어딘가에 천마지체 역시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명확하게 그 사실과 부딪히고 나니 마음에 치밀어 오르는 느낌은 

막연히 지식으로만 알고 있을 때와는 전혀 달랐다.


그 백건재라는 청년일까요? 우리가 그가 명왕일종으로 가는 것을 막았어야 했나요?”


우리는 그 열아홉 명의 청년을 전부 만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모두 만났다고 하여도 그중에 누가 천마지체인지 알 수 없소. 아마 본인도 모를 테고, 모르기는 명왕일종이나 명존지종, 아니 그 누구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오. 다만 마교나 누군가는 그것을 판별한 수단은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소. 어쩌면 그 열아홉이 모두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데 그중에 한 사람만이 당대에 그 체질을 발현하는 것일 수도 있소. 고래로 워낙 희귀한 일이었고, 명확한 추측을 할 단서는 없는 일이니 이런저런 생각은 부질없다고 생각하오. 일단은 주공께서 맡기신 일에 충실합시다.”


그 말을 듣고도 안혜빈은 한참 마음을 추스르고 시간을 들였다가 이렇게 말을 이었다.

일단 그러면 우리가 맡은 일의 실체는 확실해진 셈이네요. 처음에 이곳에 오는 일을 문서를 통해 받았을 때는 이렇게 일이 명확하지 않았으니까요.”


이곳에서 이런 일이 있으리란 추측은 있었으나 정보가 불확실하였소. 백수당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무엇을 바라고 어느 정도로 나설지 몰랐고, 반역의 움직임도 염려는 했지만, 설마 조정에서 파견된 제치사가 주체가 돼서 움직일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고, 화무제가 안배한 무언가가 있으리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구천십지십마를 키워서 마교에게 넘기는 대가로 손을 잡는 조건이라고는 생각 못 했으니까 말이오. 아 물론 그 숲은 마교가 한 것이 아닐 것이오. 이곳에 와서 들어간 와선별부의 규모와 거기 들어간 공력을 생각할 때 특히, 입구의 정확히 네모난 바위를 둘러싸고 있던 금속간을 만든 재주를 생각하면 숲을 조림하여 구천십지가 배출할 신마 열아홉의 기운을 뜻대로 다스리려 한 사람은 화무제가 아니면 생각할 수 없으니까 말이오.”


그러니까 주공께서 상공을 이곳으로 보내신 것입니다. 상공이 아닌 다른 형제분들은 상공만한 지혜가 없으니 임기응변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대형께서는 진중하시고 심기도 깊으시지만 아무래도 이런 모략이 섞인 일보다는 사철풍이란 적이 명확하고, 그것을 상대하는 정면대결이 어울리고, 북야왕의 유물을 넘겨받고, 되찾는 일은 타가(他哥: 타형제, 는 남자 형제를 칭하는 말, 여기서는 당연히 타기곡을 의미)처럼 지치지도 포기하지도 않는 성격이 적격입니다. 두 분 여씨 의제들께서는 잔수가 밝고, 그 나름대로 사려가 깊은 분들이라 각기 대형과 타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테니 적절한 인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인 말씀이 모두 옳으나 문제는 우리요. 이제 우리의 문제가 무엇인지는 명확히 알았소.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할 수단이 없구려.”


우리가 반드시 그 해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천하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 주공과 의형제들 그리고 또 가족을 위해서요.”


안혜빈이 힘을 주어 말했다.

 






 

왕학은 인의예지 4대 장로 가운데 지장로만을 곁에 두고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우리에게까지 닿은 청년이 몇이었죠?”


지장로가 즉시 대답했다.

여덟입니다.”


명왕종의 4대 장로가 각기 구천십지의 아직 남은 곳으로 갔으니 곧 네 명을 더 데려오겠군요.”


이미 그 마을들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명존의 섭리는 어찌 작용할지 모르는 것 이미 아시는 바대로 우리가 건드리지 않아도 이런저런 이유로 마을을 떠난 청년들이 꽤 됩니다.”


모인 젊은이들은 남녀가 어찌 됩니까?”


남자 다섯. 여자 셋입니다. 남녀별로 숙소를 마련해주었고, 식사는 같은 식당에서 하도록 하여 그동안 얼굴은 다 익혔을 겁니다.”


특별히 교육을 한 바가 있습니까?”


아직은 없습니다. 명왕종에서 우리가 뭔가 가르치는 것을 원치 않고, 우리도 그쪽이 접촉하는 것이 싫었으니까 말입니다. 그저 거기 머무르도록 젊은이들을 다독거려 왔을 뿐입니다. 다행히 다들 산간벽지의 청년들이라 위세 있는 가문의 사람은 자연히 없으니 일단 붙잡아 두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내 생각에는 명왕종이 남은 청년들을 모두 데려오지 못할 겁니다. 말씀하신 대로 섭리는 어찌 작용할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더는 청년을 소집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이제까지 우리와 연이 닿은 청년들만으로 명왕종에서 뭔가를 하려들 겁니다.”


, 그렇겠죠.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막을 수 없어요. 잘해야 그 교육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고작일 텐데 주도권은 약속대로 명왕종에게 주어야 할 겁니다.”


그보다 더 문제는 만약 그렇게 되면 뒤늦게 우리에게 닿거나 혹은 닿지 않은 채 다른 인연과 만나는 청년들이 장차 어떻게 세상에 나설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명존의 섭리가 있다면 그들은 늦든 빠르든 두각을 나타내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와는 인연이 없는 상태로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는데 명왕일종의 사람들이 너무 성급했어요.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말리지 못할 정도로 유약했고요.”


자책하실 일이 아닙니다.”


아니오. 자책해야 할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찌할지 고민해야 할 일이고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확보한 청년 가운데 천마지체가 있겠습니까?”


명왕일종과 합의하지 않으면 시험을 시작할 수 없으니 알 수 없습니다. 트집이 잡히지 않고자 굳이 알아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또 없다면 그도 실망스러운 일일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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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량조절에 실패해 글이 짧아 죄송합니다.


허안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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