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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와선별부 퍙서전기 하편 006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6

 

 

설자(楔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마교의 4대장로는 신마의 기재들을 찾아오는 중요한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해 그들 네 명이 각자 부하를 이끌고 움직였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는 그들이나 권평서나 모르고 있던 사실은 나중에 알고 보니 네 명의 장로가 나서서 각각 1명의 신마기재를 모셔올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는 사실이었다.


권평서가 급히 움직여 백건재의 마을 다음으로 두 개의 마을을 더 방문하고 세 번째 마을로 가고 있을 때 4대장로도 두 번째 출발을 막 했었다.


그러나 말했듯이 아무도 몰랐지만, 그 시점에서는 자기 마을에 남아있는 청년은 한 사람도 없었다.


권평서는 훗날 사건의 전후를 파악하고는 4대장로들이 움직이지 않았어도 여덟이나 마교의 품으로 들어갔는데 그들이 움직이는 바람에 천기가 바뀌어 오히려 사람이 흩어지게 되었다는 가설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는 세 번째 마을에서도 이미 그 또래의 청년이 마을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마을을 벗어나고 있었다.


그렇게 귀환길에 오른 산중에서 비를 만났고, 마을로 갈 때 지나쳐 갔던 길에 낡은 산신묘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곳에서 비를 긋기 위하여 걸음을 재촉하였다. 일반인 걸음으로도 일각이면 충분한 거리였는데 경공을 쓰니 금세 도착하여 비록 낡은 산신묘이나마 비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곳에 선객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점이다. 산신묘에 와있던 사람은 십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처녀였다.

처녀는 두 사람을 보고 깊게 인사를 하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실제로 뵙는 것은 처음이네요. 저는 등영림(鄧英琳)이라고 해요. 두 분의 존성대명은 권평서와 안혜빈이시죠.”


권평서는 낡은 산신묘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 자신들의 이름을 알자 마땅히 품어야 할 경계심을 세웠지만, 어쩐지 이 아가씨가 

위험한 사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은 안혜빈이 먼저 하였다.


어떻게 처음 만난 우리 이름을 알죠? 처자는 어디에 속한 사람인가요?”


아주 미인은 아니지만, 그 나이의 처녀가 품은 아름다움을 품은 아가씨가 대답하였다.

저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요. 저는 그저 두 분을 만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두 분을 만나러 왔어요.”


우리를 만나러 왔다고요?”


.”


우리가 이리로 올 것을 누가 알려주었나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그래도 저는 가끔 그런 것을 알아요. 꿈이 알려주거든요.”


꿈이 알려준다고 했소? 소저?”


. 이유는 모르지만 저는 가끔 꿈을 꾸면, 그 일이 그대로 일어나거든요. 아니다. 그렇게말하면 안 되겠구나. 잠에서 깼을 때 그런 꿈하고 그냥 보통 꿈하고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렇게 나중에 일어날 일에 대해 꿈을 꾸면 그에 맞춰 행동하고요.”


그에 맞춰 행동한다고요?”


보통 둘 중 하나거든요. 좋은 일이 일어나는 꿈이거나 나쁜 일이 일어나는 꿈이거나. 나쁜 일이 일어나면 그것을 막는 거죠. 예를 들어 몇 년 전에 아버지가 산에 나무하러 갈 때 일부러 제가 갔어요. 아버지는 졸라서 다른 데에 보냈죠. 안 그랬으면 그날 낙석에 맞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거에요. 그러니까 나쁜 일이 일어날 꿈을 꾸면 최대한 그 일이 일어나지 않게 바꾸고 살았어요. 아직은 대개 운 좋게 성공한 편이고요.”


그럼 좋은 일이 일어날 꿈도 꾸고?”


, 그럼요. 좋은 일이 일어날 꿈도 꿔요. 산에서 귀한 약초를 발견한다든가 하는 꿈을 꾸면 꿈에 나온 장소를 찾아가는 거예요. 가보면 정말 그 약초가 그 자리에 항상 있어요.”


그럼 오늘 우리를 만난 것도 그런 꿈이 알려준 일이요?”


. 언제 일어날 일인지는 모르지만, 제가 마을에 있으면 어떤 사람들에게 끌려갈 것이라는 꿈을 반복해서 꾸었죠. 언제 그 일이 생길지 몰랐지만, 요새 그 꿈을 꾸는 간격이 짧아졌어요. 심지어 낮에도 그 꿈을 꾸었죠. 온종일 일을 하여도 바쁜데 낮잠을 잘 시간이 전혀 없었는데 요즘 갑자기 낮에 잠이 쏟아지면서 저도 모르게 잠이 들고 그 꿈을 꾸는 일까지 일어나자 그냥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모님에게 말하고 마을을 나왔어요. 부모님도 제가 꾸는 꿈이 신통하다는 사실은 아시기 때문에 결국 허락하셨죠.”


그건 우리를 만나는 일과는 상관없는 일 같은데...”


, 맞아요. 그렇게 마을을 나오긴 했는데 솔직히 갈 데가 없어서 전부터 알던 산속의 움집에서 있었어요. 그런데 두 분을 만나는 꿈을 꾸었죠. 그것도 역시 간격이 점점 빨라져서 두 분이 오실 때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다행히 꿈에서 비가 와서 날짜를 정확히 알 수 있었어요. 아침부터 하늘이 흐린 것을 보고 비가 오겠구나 했죠. 그래서 준비를 하고 있다가 정말 비가 오기 시작하자 이리로 왔어요. 다행히 숨어있던 움막이 여기서 멀지 않거든요. 설명할 수는 없지만,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둘 다 미래에 일어나는 일이어도 꾸는 동안 기분이 달라요.”


소저의 태도를 보니 그 꿈에서 이미 우리와 통성명도 나눈 모양이구려.”


, 그래요.”


그 밖에 우리에 대해 더 아는 것이 있소?”


아니요. 없어요. 통성명하고 조금 있다가 항상 꿈을 깼거든요. 그래도 두 분이 저 같은 아이? 아니다 젊은이를 찾아다닌 사실은 알아요.”


권평서가 그 말에 약간 의아해하면서 물었다.


소저 같은 젊은이들? 그럼 소저는 소저와 유사한 젊은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말이오?”


권평서로서는 묻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었다. 이제까지 구내아와 백건재를 만나보았지만, 그들이 같은 운명 아래 태어난 19명의 청년 남녀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아니 그것을 누구에겐가 듣지 않고서야 인지하기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 저는 가끔 꿈에서 그들을 만나요. 아니 정확히는 그들과 만나는 미래를 보는 것이지만요. 재미있는 사람도 있고, 무서운 사람도 있고, 여러 성격의 사람을 봤죠.”


그들 중에 아직 실제로 본 사람은 없겠구려.”


, 실제로 만난 사람은 없어요. 솔직히 말하면 꿈속에서 미리 만난 사람 중에 실제로 만난 사람은 두 분이 처음이에요. 그리고 그 사람들은 저를 모르겠죠. ! 두 사람은 조금 다르네요.”


두 사람이 다르다니 그건 무슨 말이오? 소저.”


한 청년이 있는데 그 사람은 나랑 같은 꿈을 꾸거든요. 그러니까 그 청년을 만나는 꿈을 여러 번 꿨는데 한 번은 그 청년도 나랑 처음 만나는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러니까 우연히도 그 순간 저도 그 청년을 만나는 꿈을 꾸고, 그 청년도 저를 처음 만나는 장면을 저랑 같은 순간에 꾸었죠. 다른 때와는 달리 그날 꿈에서는 이 사람도 나랑 같구나. 나처럼 미래를 보여주는 꿈을 꾸는구나 라는 사실을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그냥 알 수 있었어요


그럼 다른 한 사람은 누구요.”


아 그 애는 저처럼 여자였어요. 한밤중에 나를 찾아왔죠. 여기서 2백 리 정도 떨어진 마을에 산다고 했어요. 저를 보러 온 것은 제가 사는 마을이 2백 리 밖에 안 떨어져서 밤중에 충분히 왔다 갈만한 거리라서 보고 싶어서 왔다고 했어요. 처음에는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어요. 영락없이 처녀 귀신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안혜빈이 물었다.

밤시간만을 이용해 이백리 밖의 산골 마을에서 다른 산골 마을까지 그 처녀 혼자 왔다 갔다 했다는 말인가요?”


? 저는 두 분이라면 믿으실 줄 알았어요.”


뭐를 믿는다는 말인가요?”


그러니까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는데요. 그 애는 아무 때나 몸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했어요. 그렇지만 낮에 그렇게 하면 주변 사람들이 자기가 기절하거나 죽었다고 생각할까 봐 밤에 잠자리에 들면, 몸 밖으로 나온다고 했어요. 그렇게 넋만 몸 밖으로 나오면 무척 빨리 움직일 수 있대요. 그래도 날이 밝기 전에 돌아가려면 멀리는 못 가는데 마침 제가 가까이 살아서 보러 왔다고 하더라고요. 넋만 있는 상태로 다니니까 산짐승을 만나도 위험하지 않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그 아이 넋은 저 말고 다른 사람들은 못 보고 못 들으니까 아무도 믿지 않을 것 같아서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어쩐지 두 분이라면 말하면 믿어줄 것 같았어요.”


권평서가 단호하게 말했다.

믿소. 덕분에 새로운 추측. 아니 어쩌면 추측이 아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소. 고맙게 생각하오. 소저.”


안혜빈이 남편을 보자 권평서가 그 표정을 보고 말했다.

아무래도 열아홉의 젊은이들 각자가 특별한 재주를 지니고 타고난 것 같소. 여기 등소저는 예지몽을 꾸고, 다른 처자는 영혼이 몸 밖으로 나와 돌아다닐 수 있는 재주가 있는 것 같소. 믿기지 않지만, 다른 젊은이들도 각자 그런 능력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소.”


하지만 백건재나 구내아는 그런 기미가 없었는데요.”


그러자 등영림이 끼어들어 말했다.

아직 자기 능력이 무엇인지 모르는 애도 있어요. 누구처럼 동물하고 대화하는 능력 같으면 어렸을 때부터 금방 알게 되겠지만요.”


동물하고 대화를 한다고요?”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그 애를 만날 때 그 애가 말()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 저랑 만나거든요. 우리가 인사를 나누면 그 애는 꿈속에서 자기 이름을 말하기도 전에 변명처럼 먼저 그 사실을 이야기해요. 자기는 동물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고요. 저는 그게 사실이라는 점을 확실히 알지만 바로 다음 순간에 꿈이 깨서 그 애의 얼굴은 아는데 이름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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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독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허안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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