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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007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7

 

 

설자(楔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권평서가 등영림(鄧英琳)에게 물었다.

그러면 미래의 다른 일도 봅니까?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는 일을 봤다면서요.”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제가 직접 본, 아니 직접 보게 될 것만 볼 수 있어요. 아버지 사건도 아버지 시신을 마을에 모셔오는 장면을 봤어요. 그리고 어디서 낙석에 맞았다는 말도 들었고요. 그래서 그 일을 막을 수 있었어요.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도 일부러 그 자리에 가지 않고 피하면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그럼 일부러 찾아갈 때는 항상 꿈과 똑같이 일어납니까?”


그것도 그렇지는 않아요. 간단하게 말해서 오늘 우리 만남도 꿈에서는 우리가 이런 식으로 대화하고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어요.”


소저는 무척 총명하구려. 꿈에서 한 대화를 반복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우리와 더 효과적으로 대화할지 고민해봤다는 말씀이니 말이오.”


, 그렇게 되나요? 뭐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거 같아요.”


혹시 오늘 겪게 될 다른 사건은 본 것이 없소?”


없어요. 하지만 비가 곧 그치고 우리가 여기를 떠난다는 사실은 알아요. 뭐 안 떠나도 상관없지만, 꿈에서는 비가 그치면 떠났거든요. 꿈에서 떠났으니 진짜로도 떠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안 떠날 때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좋은 꿈을 찾아갔을 때 그대로 안 하면 보통 결과가 좋지 않더라고요. 그러니까 특별히 나빠 보이는 일이 아니라면 좋은 꿈은 꿈대로 해야 해요.”


누군가 다치거나 죽는 일을 보는 꿈이야 확실히 나쁜 꿈인지 알 수 있지만, 우리를 만난 꿈은 나쁜 꿈일 수도 있지 않소? 우리가 몹시 나쁜 사람이라든가...”


확실히 꿈의 내용만 봐서는 모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좋은 꿈과 나쁜 꿈은 느낌이 확연히 달라요. 그 점은 이제까지 틀림없었으니까 두 분은 좋은 사람이고, 최소한 두 분과 만나야 제게 좋은 일이 생긴다는 사실은 확실하다고 생각해요.”


뭐가 좋은지 나쁜지 안다는 사실은 무척 편리한 일이겠군요. 둥소저.”


한편으로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 인생이란 시작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어요. 나쁜 일을 방지한 사건들은 좋았지만, 많은 인생의 처음 겪게 되는 사건을 생생한 현실이 아니라 꿈속에서 그것도 조각 난 모습으로 미리 경험하는 일도 조금은 맥빠지는 일이기도 해요.”


비가 그치고 있소. 등소저. 아까 한 말에 따르면 우리가 떠날 때가 된 듯한데 어디로 가야 할지도 아는 바가 있소?”

아니요. 그 다음의 일은 꿈에 나오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일단은 소홍(笑紅)이를 보러 가야 할 것 같아요. , 소홍이는 아까 말한 몸 밖으로 혼만 나와서 돌아다니는 아이예요. 그 아이도 지금은 자기 마을을 벗어나서 저랑 지낸 지 사나흘 되었어요. 우리는 자주 상의를 했는데 제가 꿈 이야기를 하니까 자기는 꿈은 안 꾸지만 그래도 예감이 좋지 않다면서 집을 나왔어요. 며칠만 더 지내보고 아무 일도 없으면 집으로 다시 돌아가려 했는데 말이죠...”

 


두 처녀가 숨어지내던 곳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권평서와 안혜빈은 소홍이라는 처자도 함께 있을 때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여 핵심적인 이야기는 일부러 나누지 않았다.

 

두 처녀가 임시로 지내고 있는 것은 집이라고 하기도 이상하고 동굴이라고 하기도 이상한 곳이었다.


위가 튀어나오고 그 아래는 크게 파인 지형을 안으로 더 파고들어 가 공간을 만들고, 앞에는 나무와 석재를 이용해 집의 벽을 만든 그런 형태의 장소였다.


집의 전체 면적에 절반은 동굴이라 할 수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집이라 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동굴 부분이 절반이라 했지만, 그 역시 사람이 수고하여 더 깊이 파 들어가서 공간을 만들어내었으니 원래 의미로는 동굴이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권평서가 그 앞에 서서 들어가기 전에 그 형태를 보고 등소저에게 말했다.

혹시 이것도 꿈에 이런 집을 보고 등소저가 지은 것이오?”


,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꿈에 이 장소를 보았고, 그 장소에 이런 집을 지어지는 것을 보았어요. 그래서 지어야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틈날 때마다 조금씩 해서 1년 전 정도에 완성했죠. 중간에 알게 된 소홍이도 도와주었고요. 사는 마을이 멀어서 진짜로 와서 작업을 도와준 적은 적지만, 그래도 혼이 몸을 떠난 상태에서는 무척 빠르게 다닐 수 있어서 어디에 있는 돌을 가져다 쓰면 좋겠다. 어디 나무가 좋아 보이더라 그런 것을 알아다 주었지요.”


그때 안에 있던 소홍이라는 아가씨가 나왔다. 그녀의 인사와 안내를 받고,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는 작고 어두웠지만, 젊은 시골 처자 둘이 지내는 장소답게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외부를 안 보고 내부만 보았다면 밤에 여염집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갈한 장소였다. 다만 크기는 작아서 네 사람이 둘러앉자 남은 공간은 두 명 정도의 성인이 비좁게 누울 자리만 남았다.


그리고 소개를 받은 바에 따르면 옥()씨 성인 소홍이라는 처녀를 포함한 네 사람은 본격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강호무림이란 말을 들어보셨소?”


두 사람이 모두 고개를 젓자 권평서의 말이 이어졌다.

안타깝게도 이제는 두 분 소저 모두 그 말과 무관할 수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소.”


등영림이 말했다.

이런 꿈을 꾸기 시작할 때부터 제가 산골에서 밭일하다가 적당한 남자랑 혼인해서 애 낳고서 우리 마을이나 시집간 근처 마을에서 늙어 죽을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한편으로 그게 두렵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했죠. 소홍이를 만난 후에는 우리 둘 다 무당이 되는 팔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


옥소홍이 그 말을 받았다.

그래도 무림이란 말은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런 산간벽지에서도 그런 세상이 있다는 말은 들어왔지만, 그것이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이죠?”


권평서는 간단하게 현무림의 정세를 설명하고 두 명의 소저도 알만한 세력 즉, 촉지방의 무하독문이나 점창이나 청성파 등의 위세에 비교하여서 두 소녀가 가능하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하였다.

네 대충 무림이 무엇인지 그곳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알 것도 같아요. 그런데 그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나요?”


흔히 마교라 부르는 곳은 알지요?”


두 처자 모두 그 이름에는 약간 두려움을 느끼는 듯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안다고 대답하자 권평서가 말을 이었다.

마교라고도 명교라고도 하는 그곳 교단에는 오랜 전설이 하나 있소. 천하에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태어날 인재를 점지하는 구천십지가 존재하고 그 풍수의 영향 아래 태어난 아이는 장차 신마가 된다는 전설이오. 모두 열아홉 명의 인재인 셈이오.”

권평서는 표정으로 보아 두 처자가 뭔가 눈치채거나 최소한 어떤 사실을 잠재의식으로라도 예감했다는 사실을 알고 말을 이었다.


나는 두 분이 그 열 아홉 명 가운데 둘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상한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가요?”


그것으로 확신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 누군가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구천십지를 조율하고 조장하였소. 두 분을 포함하여 촉지방의 열 아홉 곳의 장소에 하늘의 천문도를 본떠서 성좌의 기운을 품은 지형을 만들고 그 지형의 풍수를 변형하여 그곳에서 특정한 인재가 특정한 천체의 기운을 받고 태어나도록 했다는 것이 내 추측이오. 비록 추측이라고 하지만, 아마도 확실한 사실이라고 생각하오.”


안혜빈이 말을 이었다.

내 생각에는 1명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남녀의 짝으로 18명이고, 한 쌍의 남녀가 같은 능력을 지니고 태어났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건 그 뭐냐 마교의 전설에 나오는 내용인가요?”


권평서가 대답했다.

아니요. 일단 여러분 고향의 인공적으로 조림된 숲을 그러한 관점으로 바라보자 비로소 파악하게 된 사실이오. 두 분 소저의 사례를 듣고 나니 아직은 확신하기는 이르지만, 다른 사람들의 능력도 어느 정도는 짐작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그 점에 관해서는 속단하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를 이렇게 태어나도록 그런 일은 한 사람은 죽었나요? 나무를 심어서 숲을 이루려면 긴 세월이 흘렀을 테니 돌아가셨겠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확증은 없지만 거의 확실하게 나는 그 사람이 화무제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화무제는 아직 살아계십니다. 물론 당연히 연세는 백세도 넘으셨소.”


그러니까 어르신 말씀은 아마도 화무제라는 대단한 분이 그런 일을 과거에 준비했고, 아직도 살아계시다? 그런데 그분은 왜 그런 일을 한 거죠?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는 건가요?”


그 점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이 솔직히 상당히 있습니다. 일단 명확한 점만 보자면, 당신들을 마교에 제공하려는 의도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마교가 오랜 세월 원하던 인재들을 이 땅에 나타나게 하려는 의도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런 일에 관해 시작부터 든 지금에 와서든 그런 인재가 세상에 나타나는 점을 알려주고 거래를 했다는 점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분이 당신들을 모두 마교에 넘기려 했는지 나타나게 하고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선에서 그쳤는지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아마도 화무제님에게는 그 후의 또 다른 안배나 계획이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그 점은 추측의 단서조차 부족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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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도 없이 연재를 하루 늦어서 죄송합니다.


독자분들에게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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