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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10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10

 

 

설자(楔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권평서는 비록 몸을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크게 두 소저에게 감사의 말을 하였다. 그리고 아내를 돌아보며 말했다.

아랫사람으로서 주공이 맡긴 일을 해내고, 부모로서 병옥이의 미래를 염려한다면, 이 두 가지 대의(大義)만으로도 다른 협의(俠義)는 생각지 않아도 되지 않는다고 전에 부인이 한 말도 이 부족한 사람을 깨우쳐주려는 말씀이셨구려. 세 분 여인에게서 좋은 말을 들어서야 내 인식을 바꿀 수 있었다니 한편 고맙고 한편 부끄럽소이다.”

 

옥소홍이 물었다.

그럼 이제 마음을 정하신 것 같으니 그 일을 하려 하시겠네요?”


그래야겠지요.”

옥소홍과 등영림이 서로 시선을 한 번 마주치더니 이렇게 말했다.

저희도 같이하겠어요.”


사람을 죽이는 일입니다.”


등영림이 그 말에 약간 고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첫째로 다른 길이 없지 않나요? 우리가 이런 큰일에 얽히지 않고 남은 평생을 지내는 일은 이미 틀렸다고 생각해요. 그렇죠?”

권평서는 아니라고 할 수 없었다. 이 두 소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무림이, 세상이 그렇게 놓아두지 않을 것이다.


덧붙여 달아나거나 숨는 것도 만만하지 않아요. 물론 굳이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고 싶지도 않아요.”

첫째라 하셨으니 둘째도 있습니까?”


둘째로 이왕 그렇게 되었다면 좋은 사람들과 같이하고 싶어요. 가능하면 옳은 일을 하고 싶고, 그런 일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권평서는 나름대로 선천적인 재주는 있지만, 무공을 모르는 두 젊은 소저가 이런 일에 끼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였으나, 그런데도 이미 두 소저가 스스로 알고 있듯이 피할 길이 없다는 점도 분명했다.


마교를 찾아가 너희랑 손잡을 테니 재물을 내놓으라고 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었지만, 그것도 반드시 두 소저에게 나은 길이라고 할 수 없었고, 권평서와 안혜빈에게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다.


바로 반각 전의 권평서라면 자기 편의 이익을 위해서 두 소저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판단을 내릴 때 세 번은 더 고민했을 것이나 조금 전에 얻은 교훈이 있기에 그러한 검토는 한 번으로 끝냈다.


더구나 이 두 소저는 선천적으로 총명을 타고나 앞으로 다가올 위험을 반복하여 말할 필요가 없었다. 다만 두 소저가 두 사람을 숙부와 숙모로 부르기를 원하여 호칭만 그렇게 정리하였다.


앞으로 할 일은 정했으나 그 할 일의 구체적인 내용은 정하지 않았으나 이제 그것을 정해야 할 차례였다. 그리고 그 점에 관해서는 일단 마음을 정한 권평서에게는 어느 정도 복안이 심중에 자리 잡아 가고 있었다.


그래서 안혜빈이 물었을 때 아주 상세한 계획은 없었지만, 다음 단계로 해야 할 일 정도는 정리해 말해 줄 수 있었다.

 

현재 이 땅에서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세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 두 분 소저 덕분에 기대볼 가능성이라도 있는 세력이 생겼소. 바로 두 분 소저와 같은 선천적인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오. 이 사람들은 어차피 이 일에 무관할 수 없다면, 우리 편으로 끌어들여야 하겠소.”


마교가 그냥 있지 않을 텐데요?” 아내의 질문에 권평서가 말했다.


그나마 마교가 가장 움직여볼 만한 세력이오. 다른 명문정파는 지금도 먹은 것이 있는 탓에 중도 관망해야 할 처지고 그것을 움직이는 일은 어렵소. 그들에게 줄 것도 빼앗을 것도 없기 때문이오. 하지만 마교는 내부의 양종의 알력도 있고, 아직 구천십지의 인재들이 그들과 완전히 동화되지 않았을 테니 그들 젊은이와 양종 가운데 하나를 움직일 수 있다면 최선이고, 최소한 청년들은 얻도록 노력해야 하오. 그리고.....”


그리고요...”


무하독문은 한 번 시도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하오. 무하독문이 우리가 함께 들어갔던 와선별부엣 얻은 것은 수혼수였소. 무척 귀한 물건이지만 무하독문 처지에서는 직접적인 효용이 닿는 물건이 아니오. 그들은 독문이니까 말이오. 비록 그 문파가 권장에 약하니 그 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고는 하지만, 무하독문의 문주인 녹포노조의 공력이면 본인 자신에게는 있으면 좋고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오. 그렇다면 산민 아우의 재주를 팔아볼 가능성이 있소.”


그것은 먼 데 있는 물로 가까운 불을 끄자는 말씀인데...”


물론 알고 있소. 산민 아우는 지금이면 북방 어딘가에 있겠지만,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소식을 전달할 방법도 없다는 점은 나도 아오. 그리고 아우는 분명히 그곳에서 타아우와 더불어 자기 몫을 할 텐데 형이 되어서 이곳에 있지도 않은 사람에게 손 벌릴 생각부터 하다니 이렇게 불민한 일이 어디 있겠소. 그러나 그런 점은 이미 고려사항이 아닙니다. 부인. 나는 할 수 있는 일이면 저급한 술수든 뭐든 하루 생각이니까 말이오.”


알겠습니다.”


물론 나도 무하독문 정도를 움직이기에 우리가 지닌 것이 크지 않다는 사실은 알지만, 어쩔 수 없소.”


권평서의 말이 이어졌다.

대상맹에서 반대파를 제거했다지만 아직 반감을 품은 상인들이 있을 것이오. 대상맹 간사들의 역량이 높고, 그들이 끌어들인 10대 검객의 몇몇이 대단하니 겉으로는 못 하더라도 내심으로는 아닌 사람들이 있을 테니 그들을 통해서 현재 실세 간사들을 누를 수 있다면, 그도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소.”


마치 이미 진 바둑에서 묘책은 없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두어보는 기분이지만, 상공의 말씀이 옳습니다.”


고맙소. 그리고 두 분 소저도 미안한 말이지만, 이왕 이 일에 발을 들이기로 했으니 내 철저히 부릴 생각이니 마음 단단히 잡수시는 편이 좋겠소.”


두 사람이 그 말에 강한 어조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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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집안에 행사나 일이 생겨서 연재가 늦어져 죄송합니다. 그리고 분량도 적어서 더욱 죄송합니다.


허안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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