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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32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32

 

 

설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잠자코 있던 권평서가 유귀붕의 말에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왕이 없으니 왕도는 없다. 다만 패왕의 길을 걷고 패도(霸道)를 추구하는 명왕의 길이 있을 뿐이다. 그런 뜻인가?”


유귀붕이 권평서를 직시하며 말했다.

실제로 뵙는 것은 처음이군요. 원래 그 말은 지금부터 2년 뒤에 우리가 처음 나눌 말이었습니다. 최소한 최초에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예지도 없이 그 말을 여기서 귀하가 하는 말을 듣게 되다니 과연 와선부의 군사라고 해야겠습니다.”


전해 들은 바에 따라 자네의 길을 추측하였을 뿐이네. 두 가지 길이 있는데 자네의 길에 맞는 것을 골랐으니 탓할 수는 없겠지.”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탓할 수는 없으나 그냥 둘 수도 없지. 우리로서는 맞지 않을 수 없는 일이야.”


우리라 하심은 누구를 더 이르십니까?”


여기 등소저의 말에 따르면 여기 왕공자와 구내아가 그 우리에 포함되는 것 같은데 사실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네. 그것은 자네와 저기 혼괴광난의 사대장로가 손을 잡고, 그대들이 이 교단의 명왕종에 속하여 그렇게 한 무리가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인데, 그쪽도 아직 그렇게 정하지는 않았겠지. 그리될 미래인지도 저분들 장로님들은 아직 모르실 테고...”


어찌 그렇게 몰아가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이전에, 뭐 이전에라는 말은 어색하기는 합니다만, 하여간 제가 알던 바로는 이런 종류의 예지를 불신하시거나 믿더라도 그것이 실현되도록 수수방관하는 분은 아니었는데 지금은 인지하신 미래를 실현하시려 하니 참 낯선 일입니다. 오늘 처음 뵈는 분에게 낯설다고 하다니 당연한 일이지만, 그게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은 잘 아시겠죠?”


물론 알다마다. 자네 말대로 내가 그렇게 미래를 몰아가는 이유는 나나 내 아내가 다 살자고 하는 일이라서 그렇네.”


, 그렇군요. 원래 오늘 이 자리에서 죽는 수가 있었지요. 잠시 잊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등소저가 미리 보고 알려드렸고, 그 미래를 바꾸는 방법으로 냉큼 소교주에게 달려가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설득하여 이 자리에 함께 온 것이군요. 덕분에 오늘 일어나려던 일이 바뀌었고, 말입니다. 곤란한 일이군요. 이렇게 사전 정보 없이 이렇게 중요한 일이 결정될 순간에 처한 일은 처음이라 말입니다.”


그 점에서 자네의 경험이 부족하니 선배 된 처지에서 한 번은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나? 그리고 자네는 그런 상황에서도 지금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될 구내아와의 결별을 이야기했네. 무슨 상황이든 그만큼 자네의 결심이 확고하다는 뜻이지.”


모르는 상황에서 성급하다는 지적으로 들립니다.”


이건 진짜로 도움이 될 조언이라 주고 싶지는 않은데 하지 않을 수도 없군. 고래로 수많은 책사가 그런 상황에서 그런 결단을 내리곤 했네. 그렇지 않다면, 즉 그런 경험이 없다면 자꾸 발생할 그런 상황에서 더욱 제대로 된 판단과 결단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지. 그리고 어떤 일에서는 옳은 결단보다 빠른 결단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지. 빠른 결단에는 자신의 성격이 반영되는데 자네의 경우에는 이미 마음이 정한 바가 있으니 그것을 따르는 것이 좋을 수 있네. 아무리 좋은 방책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때로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대로 결정하고 그것을 수습할 최선의 방책을 찾는 것이 나을 때가 있네. 특히 섬기는 주군의 뜻이 자기와 다를 경우 방금은 최선이라 했지만, 실제로는 차선이 될 수 있는 최선을 찾는 편이 나을 때가 많다는 말일세. 다만 이 경우에는 아직 섬기는 주군이 없으니 자신의 취향과 성향을 따른 결정이고, 그런 취향에 책임을 져야 하겠지. 그리고..”


그리고?”

유귀붕이 반문하자 권평서가 시선을 좌에서 우로 죽 훑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과 저런 사람 중에 누구와 함께 길을 가야 할지 아니 애초에 혼자 가야 할지를 정하는 편이 좋겠지.”


유귀붕이 그 모습을 보고 말했다.

흔들기입니까?”


이 정도에 흔들릴 사람이라면 자네도 없는 편이 나을 텐데?”


그도 그렇군요. 오늘 이 자리에서 수많은 사람의 미래와 운명이 달라지겠군요. 심지어 이 자리에서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도 그 운명과 미래에 휘말리겠군요.”


권평서가 말했다.

바로 그 말이 문제일세. 나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한 사람들 때문에 이 땅의 많은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네. 그러려고 내가 죽지 않는 길을 택했으니 이는 단순히 내 한 몸이 살자고 하거나 우리 부부 두 사람이 살려고 하는 일이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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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적어 죄송합니다.



허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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