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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36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36

 

 

설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왕공자와 명존측 교단의 4대장로가 모인 자리에 권평서가 같이 앉아 있었다. 여섯 사람은 자리에 차등 없이 따로 상석을 마련하지 않은 둥근 탁자에 찻잔을 앞에 놓고 둘러앉아 있었다.


명존측의 인의예지 장로 가운데 지장로가 말하였다.

명왕종에서는 소지막과 협상을 끝낸 듯 보입니다. 어떤 조건으로 합의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은 일단의 뛰어난 고수들을 촉한 땅 외부로 파견했습니다. 대로와 관문을 통해 당당히 나간 것으로 보아 소지막측에서 발급한 정식 통행증이 있습니다.”


예장로가 물었다.

무슨 임무인지는 아직 모르겠지?”


거기까지는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미행도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저들과 달리 정식 통행증이 없으니까요. 보통 사람이라면 통행증 없이도 추적하겠지만, 이 경우는 상대도 고수들인지라 어렵습니다. 더구나 저쪽은 자신들이 당당하게 공개적인 장소에 머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으로 움직인다면 우리의 미행자도 사정이 나을 텐데 쉽지 않습니다. 바싹 붙어 미행하여도 의도를 알아내기 쉽지 않은데 상황이 그러하니 어렵습니다.”


등소저는 뭔가 본 것이 없답니까?”


인장로가 권평서에게 물었다.


그게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완전히 마음대로 보는 것은 아니니까요. 미래에 등소저가 그 사건과 마주칠 일이 없다면 아무리 중요한 미래라도 보지 못합니다. 하지만...”


권평서가 하지만이란 단서를 달자 왕공자가 말했다.

하지만 뭡니까? 고견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에서 역산한다면 짐작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이요?”


그렇습니다. 소지막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란 어떻게 하면 가슴에 품은 거병을 성공시키느냐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 일을 막아낼 수단이 무엇이냐라는 말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요?”


이번에 귀교와 분리를 선언하고 나간 명왕종이 힘을 보태기 전에도 소지막은 거병의 준비를 착실히 해왔습니다. 명왕종의 도움이야 뜻밖의 원군일 뿐 필수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또한 한편으로 도움이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담이기도 합니다. 죄송하지만 귀교나 분리해 나간 명왕종이나 마교라는 세간의 평가에서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창업의 군주에게 그런 평가는 유리하지 않습니다. 또 명왕종의 도움을 받으면 뭔가 대가를 지급해야 하겠지요. 국교로서 인정해 주거나 포교의 자유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만, 다른 무엇이라 하여도 그 거래 자체가 주는 부담이 있습니다.”


계속하세요.”


그런데도 지금 들어오는 정보를 보면 양측이 거래에 합의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럼 이 시점에서 명왕종이 소지막을 도울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경청하겠습니다.”


조금 전에 막아낼 수단을 언급했습니다. , 소지막을 저지할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수단이 다 쉬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첫째로 조정을 움직여 제치사의 직분을 거두어들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당연히 어렵습니다. 조정을 움직이기도 쉽지 않고 소지막이 역적이라는 물증도 없고, 황도의 조정은 멀리 떨어져 있으니 지금 당장 제치사의 직위를 파하는 성지가 출발하여도 때는 늦은 감이 있는데 이 계책은 몇만 리 떨어진 이 땅에 있는 우리가 지금부터 해보기는 부질없는 일 같습니다.”


다른 방법도 있다고 하셨죠?”


, 그리고 하나 같이 나름대로 문제가 있습니다. 둘째는 소지막의 마음을 돌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의 마음을 돌린다는 것은 천하에서 가장 뛰어난 변설가라도 어렵습니다. 듣기로는 소지막의 혈족은 이곳에 같이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거병이 조정에 알려지는 순간, 친족이 역적이 될 텐데, 그 친족을 돌보지 않고, 놓아두고 와서 거병하려는 결심을 지닌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유일한 방법이라면, 건국해봐야 1대 황조로 끝날 것이니 무익하다고 말해주는 일인데 소지막이 생각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첩에게서 낳은 아들 하나 정도는 믿을만한 사람에게 맡겨 잘 숨겼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자는 아니외다. 손자 두 명입니다.”

예장로가 그들이 파악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과연 그렇군요. 하지만 사람이라면, 애초에 굳은 결심을 하고 최소한의 후계자만 지키려는 마음이었어도 추가로 쓸 수 있는 수단이 생기면, 더 챙기려 들지 않을까요? 저는 그래서 명왕종의 고수들이 맡은 일이 그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들이 이 땅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더욱 유력합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소지막의 혈족이 있는 장소를 파악하여 미리 그곳에 가는 방법은 가능하겠군, 미행보다는 상황이 낫지, 그렇다면...”

지장로의 말에 인장로가 반응했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할? 그들을 명왕종 고수들과 싸우면서까지 손에 넣어야 할까? 결별했지만 결별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런 일로 우리가 첫 싸움을 시작해야 할까? 더구나 추가로 구하고 싶은 친족이라지만 원래 버리기로 했던 혈족이니 우리가 손에 넣는다고 하여도 소지막의 분노를 공연히 일으키게 할 뿐 인질의 가치는 없을 텐데?”


그렇군.”


다른 장로와 왕공자가 동의했고, 권평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시했다. 그러나 입으로는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우리가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그게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모두 동의한 것 아니었소?”


방해하려는 목적이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개입이라면 다릅니다. 소지막이 버린 친족이 죽든 말든 이미 그 점을 고려한 상태인 소지막에게는 영향이 없습니다. 하지만 명왕종이 구하는 일을 돕는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명왕종이 실패하면 그건 명왕종만의 실패가 아닙니다. 명존을 섬기는 이쪽 교단에도 문제입니다. 세상은 아직 명왕종과 명존교를 분리하여 생각할 준비가 안 되었습니다. 이럴 때 명왕종이 하다가 실패한 일에 대한 평판이 명왕종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하고 그치겠습니까? 명왕종과 소지막이 실패해서 우리에게 남는 것이 없다면, 성공했을 때 우리에게 득이 될 것이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을 파견해 명왕종을 도와야 합니다. 잘 되나 지켜보다가 뭔가 도와줄 일이 있으면 도와서 마음의 빚이라도 지워야 합니다. 그리고 귀교단의 미래라 갈라져 나간 교단의 지파와 피를 흘리며 전쟁을 할 심산이 아니라면 앞으로 사이 좋게 지낼 기회가 있으면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겠소. 듣고 나니 탁견(卓見)이구려. 이건 지금 즉시 사람을 보내 그들을 지원하겠소.”



그리고 권평서의 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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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부터 하루 늦어 죄송합니다. 재간이나 재연재 자리를 알아보는 중입니다. 결과가 나오거나 정해지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부족한 작품이지만, 그때는 더 많은 성원과 홍보를 감히 부탁드립니다.



허안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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