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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37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37

 

 

설자(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이어지는 권평서의 말을 들은 왕공자가 되물었다.

지금 소지막을 죽인다고 하셨습니까? 그건 말로는 간단하지만 어려운 방법입니다.”

권평서가 말했다.

물론입니다. 실행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장 품위 없는 방법이면서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다만 지금은 곤란합니다.”


지금은 곤란하다는 말뜻을 알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말씀해주시죠.”


누구든 지금 시점에서 소지막을 죽이면, 그의 야심은 좌절당하니 가장 간단하고 편리한 방법이긴 하지만, 그렇게 하면 조정이 파견한 제치사를 암살하는 것입니다. 소지막이 일을 진짜로 벌이기 전에는 아무리 대의라고는 하지만 스스로 죄를 뒤집어쓰는 일입니다. 더구나 귀교가 이 일에 개입하고, 혹여라도 그것이 세상에 알려지거나, 아니 그저 그렇게 소문만 나도 큰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이 방법은 지금은 사용할 수 없고, 쓰더라도 귀교와는 완전히 무관한 사람이 행하여 그 한 사람이 모든 죄를 덮어쓰고 스스로 누명을 각오해야 합니다. 물론 저는 이미 그럴 각오가 서 있습니다만, 이것은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만 남겨두어야 합니다.”


그렇군요. 저도 그리 생각했으니 당연히 공감합니다. 그러면 그것은 나중으로 일단 미루어두지요.”

나중으로 미루지만, 준비는 지금부터 해두어야 합니다. 아무런 티도 안 나도록 기척도 낌새도 없이 정말 결행을 해야만 하는 시기가 되었을 때 바로 할 수 있도록 소지막의 주변을 확실히 파악해야 합니다. 세상에 화월혈루가 없어졌으니 돈만 주면 확실하게 사람을 죽인다는 보장이 없고, 자객일이란 무공 높은 사람 몇 명 보낸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그전부터 많은 정보와 준비가 필요하니까요.”


알겠습니다. 그것도 당장 시작하도록 하죠.”


왕공자의 말에 인장로의 질문이 이어졌다.


또 할 일이 있겠지요?”


거병의 자금줄이자 거병 이후 보급과 병참의 배경이 될 대상맹주와 간사들의 마음을 돌리거나 죽여야 합니다. 최소한 그들에 눌려있는 상인 세력에게 밀려나도록 해야 합니다.”


당연한 일인데 쉽지는 않겠군요.”


전쟁은 안전하다는 보장만 있다면 상인에게는 가장 이득이 되는 일입니다. 그 점에서 대상맹의 수뇌부 덕분에 이득을 보는 상인이 꽤 될 겁니다. 그리고 장자상을 비롯한 반대 상인 세력의 중심이 될 인물은 이미 제거되어서 힘을 잃은 상태라는 점을 압니다. 하지만 소상인들에게 불만을 품도록 하는 일 정도는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제치사가 온 이후 통행이 불편하여져서 장사에 차질을 빚는 상인이 많습니다. 그들의 불만을 부추길 수 있도록 귀교가 바닥에서부터 그들의 마음을 흔들어야 합니다. 한편으로 그들이 원하는 바를 알아내 그 일이 잘 풀리도록 도와서 귀교에 호감을 느끼도록 하셔야 합니다.”


그러기에는 본교의 이름이 통하지 않는 상인이 대상맹에 너무 많습니다.”


장자상을 지원하십시오. 그분 역모로 몰리고 가산을 빼앗겼지만, 죽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누명으로 옥살이를 시킨 지 꽤 오래되었으니 유배를 보낼 것입니다. 유배로 가는 길에 죽이지 못하도록 구해야 합니다. 유배지에 무사히 도착하고 겉으로는 무사히 유배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여도 철저히 우리 손안에 있어야 합니다. 그분이 원하면 손발이 되어 대상맹의 그분과 연이 닿는 상인들을 움직일 수 있도록 인력과 자금을 대야 합니다. 또한 장자상의 가족들이 노비로 팔려나간다면 우리가 모두 사들이든 어떻게 하든 그 역시 안전하게 보호해야 합니다. 우리 황조는 진짜 역모여도 참수는 드문 일이니 처형당하지는 않을 것이고 그러니 시기를 놓치지 않고 이 역시 해내야 하는 일입니다.”


권선비의 말씀을 듣고 보니 본교가 너무 외부의 일에 무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일이고, 생각하기 어려운 조처도 아니었는데 교단 밖의 정세를 본교와 연관하여 보는 관점의 차이가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장로의 말에 권평서가 답하였다.


귀교의 인물들은 모두 재주가 뛰어나고 식견이 높은데 그간 이러한 관점으로 교단 밖을 보는 눈을 지니려 하지 않았을 뿐이니 앞으로는 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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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허안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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