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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와선별부 평서전기 하편 56

평서전기 하편

 

12권 제 56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而不和) 한다는데 우리가 이리 함께 저들의 행사에 간섭하려 하니 우리는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림(儒林)이 아니라 무림(武林)에 속합니다. 인의(仁義)가 아니라 협의(俠義)를 따르며 논어(論語)가 아니라 논검(論劒)을 하고 군명(君命)을 존중하기보다 협명(俠名)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좇는 주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권평서가 마교 소교주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

- 이한서(李瀚瑞). 강호사설(江湖辭說) 중에서

 

 

 

 

 

 

보연로와 보연한 남매는 청년들과 그 후로 하루를 더 있다가 헤어졌다. 철오사자가 아쉬운 마음에 잡아보았으나, 거절당했고 더는 권하지 못하고 약간의 은자를 노자 삼아 주었다


다만 안혜빈은 원래 살던 마을로 돌아가는 일은 좋지 않을 것이라 충고하였고, 그들도 그 말에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리하기로 하고 떠났다.


당분간은 어디선가 무공을 익히며 앞으로 무엇을 할지 생각하고, 그 후에는 세상 구경도 하고 싶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그 후에는 무엇을 하며 돈을 벌고, 무엇으로 강호 혹은 세상의 한 부분이 될지 생각해야 하겠지만, 그들은 아직 젊었고, 지금은 충고보다는 자기 의지가 강한 시기라 생각하여 나중에라도 생각나면 찾아오라는 말만 정성스럽게 남겨 두었을 뿐 안혜빈도 더는 잡지 않았다.

 

그런데도 목주란과 기화동이 합류하여 명존교에 있는 청년남녀의 숫자는 더 늘어났다. 목주란은 유귀붕과 같이 있는 국요관과 같은 재주를 지니고 있었다


동물과 대화할 수 있고, 동물을 뜻대로 부릴 수 있었다. 목주란의 말에 따르면, 같이 지내면서 본 결과로는 국요관과 그녀의 능력이 약간은 다르다고 말했다.


정확히는 그녀도 설명할 수 없지만, 국요관은 동물을 지배하는 편이고, 목주란은 동물의 친구로서 부탁하면 친구들이 척척 잘 들어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동물들이 목주란의 요청을 거절하거나 할 수 있냐하면, 그것은 또 아니라고 하니 그것이 지배와 어떻게 다른지 그녀도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당사자가 두 사람이 동물과 소통하는 법이 차이가 있다니 그렇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기화동의 능력은 손을 쓰지 않고, 물건을 움직이는 능력이었다. 나타난 결과만 보면 허공섭물과 다른 점이 없었다. 하지만 내공으로 손을 대지 않고 물건을 움직이는 재주를 부릴 수 있는 고수는 매우 희귀한데 기화동은 무공이나 내력이나 그 수준에 도달한 것이 아닌데도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점이 달랐다



기화동 본인도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 모르고, 그냥 보통 사람이 팔을 들어 올리면, 팔을 들 수 있는 것처럼 그렇게 된다고 했다. 언제부터 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는 그것도 역시 모른다고 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였다고 한다. 자기가 언제부터 걸음마를 떼고 걸을 수 있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이것도 그냥 언제부터인가 되었다고 말했다.



다만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당연히 부모였고, 기화동의 부모는 배운 것은 없는 산골 농부 부부였지만, 이런 재주를 지닌 자식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좋은 일이 없을 것이란 예감 정도는 지닌 사람이라 절대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런 능력을 보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나중에 자신도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 말고는 그런 재주를 지닌 사람이 없고, 구천십지의 다른 청년들이 그렇듯이 일정 수준의 총명은 갖추고 있었기에 부모의 당부가 없어도 이것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 좋다는 생각은 스스로 하게 되어서 더욱 감추고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데도 결국 명왕종의 사람들이 찾아왔고, 그들을 따라나서서 도달한 곳에는 소향향이라는 자기 또래의 여자애가 역시 자기와 같은 재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향향은 유귀붕하고 남고 따라나서지 않았다. 기화동이 시험해본 바로는 그들이 가진 능력은 힘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물건을 둘 중 한 사람이 힘을 쓰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은 간섭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소향향이나 기화동이 어떤 물건을 마음으로 움직이고자 하면, 더 강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그 물건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먼저 마음을 먹고 움직이기 시작한 사람이 그 물건을 다루게 되고, 뒤늦게 시작한 사람은 그 물건에 간섭할 수 없다는 점을 실험으로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마음으로 움직이던 물건에서 손?때면, 그 물건은 다시 먼저 마음의 손을 댄 사람이 다룰 수 있게 된다는 뜻이었다.

각자 다른 물건을 들고 공중에서 그 물건끼리 맞닿게 해서 줄다리기나 반대로 밀기도 해봤는데 그때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와서 두 사람 사이에 힘의 차이가 존재하는지 알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안혜빈이나 명존교의 사람들도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왜냐하면 애초의 약속과 달리 명왕종에서 이러한 실험의 정보를 제대로 넘기지 않았고, 유귀붕이 친구들에게 부탁하여 왜곡된 실험 결과를 일부러 보여주고 진짜 실험 결과는 자기들만 알고 있으려 한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기 몸을 공중에 띄울 수는 있니?”


그건 해봤는데 안 돼요. 아무래도 생명이 있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아요., 고양이나 강아지로도 해봤는데 안 되더라고요. 나무나 풀도 안 돼요.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닌데 어려운 편에 속해요. 지푸라기나 오래된 마른 나무나 장작 같은 것은 무게가 무거워도 쉬운데, 방금 꺾은 나뭇가지는 가벼워도 어렵더라고요. 이미 가구가 된 의자나 목침이나 책상 같은 것은 간단하게 들 수 있어요. 사람인지 동물인지 모르겠는데 뼈로도 해봤는데 그건 죽은 지 오래라 그런지 어렵지 않았어요.”


그래 그런 특성을 타는구나. 그러면 무게는 어떠니 어느 정도까지 움직일 수 있지?”


백오십 근까지는 해봤어요. 그런데 무게보다는 떨림 없이 움직이는 일이 더 어려워요. 책이 가득 꽂힌 책장을 흔들리지 않게 옮긴다든지 하는 일요. 그게 훨씬 어렵죠. 무게는 그냥 들 수 있다없다의 문제고 일단 들 수 있으면, 그 다음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빠르게 움직인다든가 정확하게 움직인다든가 하는 것은 연습할수록 나아지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좀 그런 게 찻잔을 가지고 연습한 것은 베개를 가지고 연습할 때는 거의 도움이 안 돼요. 뭐랄까 유귀붕이 찾아준 말인데 사물마다 물성(物性)이 다르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기화동의 자기 능력에 대한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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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안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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